물관리委 발족 감감 낙동강 물문제 갑갑
문재인 정부의 통합물관리 정책의 핵심기구인 ‘국가물관리위원회’와 4대강 ‘유역물관리위원회’의 발족이 지연되고 있어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와 녹조 관리 등 부·울·경과 직결된 현안까지도 줄줄이 차질이 우려된다. 정부는 민간 위원 인사 검증을 마치는 대로 국가물관리위를 출범시킬 예정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위원 인선을 두고 강 개발과 보존세력의 충돌 탓에 통합물관리 첫 단추조차 끼우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6월 물관리기본법 시행
두 달 지났지만 “인사 검증 중”
낙동강유역관리위 발족도 지연
“정부 통합물관리 의지 없다” 비판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청와대는 현재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 민간 위원 인선을 마무리하고 인사 검증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무총리와 산림청, 기상청,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 관계자를 제외한 민간 위원이 최대 30명에 이르기 때문에 인사 검증에 시간이 걸린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민간 위원 인사 검증에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늦어도 이달 말에는 국가물관리위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6월 13일 ‘물관리기본법 시행령안’ 시행으로 ‘물관리기본법’ 체계가 완성됐음에도, 두 달가량 국가물관리위가 출범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준비 부족과 함께 통합물관리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국가물관리위원장이 유역물관리위원을 위촉하는 구조이기에 낙동강 현안을 다룰 낙동강유역물관리위의 출범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물관리위는 주민의 건강·생활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물 분쟁이 발생했을 때 당사자 신청 없이도 조정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국가·유역물관리위가 늑장 출범하면 낙동강의 오염물질 배출 문제와 취수원 갈등 문제 역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양 물관리위가 제때 출범하지 못해 4대강 보 처리 문제 역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애초 이명박 정부 때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의 취·양수장 취수구를 모두 높여 놔 보를 개방해 수위가 조금만 떨어져도 물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정부는 이에 140개의 취양수시설이 있는 낙동강에 800억 원을 들여 임시대책으로 양수장(농업용수) 취수구 높이를 조정하고 있지만, 취수장(생활용수) 취수구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취수장 취수구 개선은 물관리위가 항구대책으로 심의·의결해서 풀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결국 낙동강의 보 개방을 통해 수질개선·녹조 제거 효과 등을 모니터링하려 했던 정부 계획도 취·양수장 개선 사업 차질로 발목이 잡혔고, 부·울·경을 비롯한 영남권 주민들은 수년간 반복되는 녹조 피해를 당분간 계속 떠안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민간 위원 인선을 두고 강 개발세력과 보존세력이 충돌해 물관리위 출범위가 출범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의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과거 4대강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인사는 강경파로 찍혀 배제됐고, 오히려 찬동하거나 침묵을 지킨 인사가 물관리위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면서 “물관리위에 어떤 인사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배가 산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어떤 인물이 들어갈지 계속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