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어간장’ 부산발 히트 수산식품 등극하나
부산의 한 학내 기업이 부산 ‘시어(市魚)’인 고등어를 원료로 비린내가 나지 않는 천연 어간장(액젓)을 제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노르웨이산 물량 공세로 어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국산 고등어 고부가화와 판로 확대는 물론, 또 하나의 부산발 히트 수산 식품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경대 어간장연구소 개발
생선·천일염만으로 발효한 원액
비린내 잡고 유해 성분까지 줄여
해수부 해양수산 신기술 인증
발효기술로 세계시장 노크
고등어 고부가 상품화 ‘시동’
부경대 내 학교기업인 ‘부경대 어간장 연구소’는 고등어를 원재료로 하면서도 비린내가 없고 유해 성분을 줄인 ‘프리미엄 어간장’ 개발에 성공했다. 어간장은 멸치 등에 20% 이상의 소금을 혼합해 2년 정도 발효 기간을 거쳐 만든다. 문제는 생선이 서서히 썩는 발효 과정에서 특유의 비린내가 발생하고, 식중독이나 아토피 등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인 히스타민도 생성된다는 것이다. 국내에 시판되는 어간장 대부분이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인 ㎏당 400㎎ 이상의 히스타민을 함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따로 이에 대한 제재 기준을 두지 않고 있다.
‘생선회 박사’로 유명한 조영제 부경대 명예교수는 2014년 학내 기업인 ‘부경대 어간장 연구소’를 설립하고 이 같은 어간장의 단점을 해결하는 연구에 매진해 왔다. 그 결과 ‘마쇄처리와 중온발효를 이용한 생선 액젓의 속성 제조방법’이라는 특허 발효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로 ‘프리미엄 고등어 어간장’ 제조에 성공했다.
이 어간장은 생선과 천일염만으로 발효시킨 100% 원액으로 감칠맛이 진하고,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또한 히스타민 함량을 국제 기준치의 60분의 1 수준인 ㎏당 6.7㎎으로까지 대폭 줄여 세계 프리미엄 조미료 시장에서도 통할 만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조 교수는 “중온 발효 기술을 통해 기존에 2년가량 걸리던 어간장의 발효 기간도 수개월로 단축시킴으로써 소규모 공장에서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경제성까지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의 멸치나 까나리 같이 크기가 작은 생선이 아닌 고등어를 원료로 한 점도 특징이다. 연중 어획량이 많은 고등어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에 유리한데다, 사료용으로 활용되는 작은 고등어(갈고)를 주원료로 활용함으로써 국산 고등어 판로 확대와 고부가화도 꾀했다.
이런 장점과 상품성을 인정받아 고등어 어간장 발효기술은 해양수산부로부터 올해 상반기 어업생산·가공분야 해양수산 신기술로 인증 받았다. 연구소 측은 학내 수산가공센터에 자가 공장이 설립되는 대로 본격적인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 교수는 “부산은 국내산 고등어의 80%를 유통하지만, 안동 간고등어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특화 제품이 없어 고등어 원료 어간장 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콩 간장 대신 어간장에 생선회를 찍어 먹는 트렌드가 생기도록 제품 대중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