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예산] ‘일자리에 사활’ 예산 25조로 파격 확대… 국방 예산 50조 돌파
500조 원이 훌쩍 넘게 편성된 내년도 예산안은 어떤 모습일까. 분야별 재원 배분을 살펴보면 보건·복지·노동 분야가 20조 6000억 원이 더 늘어나 181조 6000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특히 이 분야에 포함된 일자리 예산은 25조 8000억 원으로 21.3%나 늘어났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연구개발(R&D)과 산업·중소기업 예산도 꽤 늘었고, 국방예산은 첫 50조 원을 돌파했다.
보건·복지·노동 분야 확대폭 커
취약계층 ·노인 대상 일자리 늘려
실업급여 지급액 상향·기간 연장
벤처·창업 지원 역대 최대 규모
기초연금 30만 원 지원 대상 확대
■‘DNA+빅3’에 4조 7000억원
내년 예산안에는 4차 산업혁명 핵심 플랫폼과 관련 산업에 4조 7000억 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DNA+빅3’라고 부르는데, DNA는 데이터와 5G 네트워크, 인공지능(AI)을 뜻한다. 빅3는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 헬스, 미래자동차를 뜻한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반도체 생산시설 없이 설계·개발만 수행하는 전문 기업인 팹리스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는 내용도 있다.
일본 수출규제에 맞서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조기 자립화를 달성하기 위해 2조 1000억 원을 투입한다. 특히 추가 수요가 있다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목적예비비를 5000억 원 증액하고 특별회계 신설도 추진한다. 또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기 위해 정부가 벤처·창업 지원에 역대 최대 수준인 5조 5000억 원을 투입하는 내용도 있다.
■생활 SOC 확충 10조원
정부가 내년에 ‘생활 SOC’ 확충에 10조 4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여기에는 도서관·주민건강센터·생활문화센터·국민체육센터가 합쳐진 복합문화센터를 280개 짓고 공공도서관 182곳도 새로 건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포함해 전체 SOC 예산은 22조 3000억 원으로 12.9%가 늘었다.
또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발표된 33개 사업에 전면 착수해 지역 경제 활력 제고에 나선다. 남부내륙선 기본 설계비를 3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늘려서 반영하고, 동해선 전철화는 착공·착수비를 200억 원을 신규 반영한다. 부산 블록체인 등 전국 7개 지역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한 사업은 내년에 연구개발과 인프라 등의 지원에 615억 원의 예산이 잡혔다.
■노인일자리 74만 개로 확대
일자리예산은 25조 8000억 원으로, 21.3%나 파격적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약 3조 원가량을 취약계층을 위한 재정지원 일자리 95만 개를 만드는 데 투입한다. 이 중 노인일자리는 내년 74만 개로 12개월형을 18%에서 50%로 늘려 노인소득 공백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내년 예산안에서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한 청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청년 내일채움공제(25만 명→35만 명)를 확대하고 중소·중견기업이 정규직 1명을 신규채용할 경우 900만 원을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20만 명→29만 명)도 늘린다. 정부는 또 내년 하반기부터 300억 원을 들여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과 중위소득 50~120% 청년 20만 명에게 최대 6개월간 구직촉진수당 월 50만 원과 고용서비스를 지원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도입한다. 또 실업급여 지급액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상향하고 지급 기간을 30일 연장해 고용 안전망도 확충한다.
기초연금 예산이 늘어나 월 30만 원 지급 대상이 소득 하위 40%까지 확대한다. 내년 3월부터 운영되는 어린이집 오후 4시 이후 연장반을 위한 예산도 처음 반영했다. 정년 이후 고용제도를 도입하는 중소·중견기업에는 고령근로자 1인당 월 30만 원을 지원하는 계속고용장려금이 신설된다.
■국방예산 50조 원 돌파
국방비는 처음으로 50조 원을 넘었다. 올해 46조 7000억 원에서 내년 50조 2000억 원으로 예산이 잡혔다. F-35A 도입에 1조 7957억 원이 들고 장보고Ⅲ 잠수함 건조에 6596억 원이 투입된다. 병사 봉급이 병장기준 월 40만 6000원에서 54만 1000원으로 33% 인상되는데 2022년까지는 67만 60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에코델타시티와 세종시에 도입된 스마트시티 국가시범사업 예산은 올해 265억 원에서 내년 712억 원으로 늘었다. 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7000억 원이 신규 지원되는데 총 학생 88만 명에 1인당 연 158만 원에 이른다.
미세먼지 저감 투자에는 4조 원이 쓰인다. 노후경유차 건설기계에 대한 저공해 조치 지원에 5599억 원이 들어가고 저소득층 246만 명에게 1인당 연 50장의 마스크를 지급하며 전국 지하철 역사에 미세먼지 저감설비 확충된다. 내년 국가직 공무원은 경찰 군무원 등 모두 1만 8815명을 충원하며 공무원 봉급 인상률은 2.8%로 정해졌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