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근육 줄어드는 것도 ‘질병’… 지금부터 근력운동!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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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근육은 자연히 감소하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노인의 낙상이나 골절 원인이 근감소증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골격근이 크게 줄어드는 근감소증을 정식 질병으로 2017년에 등재하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노화 전문가들이 건강한 장수의 주요한 요건 중 하나로 꼽는 것이 바로 ‘근육’이다. 근육은 인체에 운동 능력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 소비하는 엔진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끊임없이 움직여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근육 부족하면 신체 기능에 문제

당뇨병·심혈관질환 등 위험 높아

30~50대 10년마다 15% 감소

고강도운동보다는 저강도운동

육류·콩류 등 단백질 섭취 늘려야

골절·당뇨병·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근감소증은 팔, 다리, 몸통을 구성하는 골격근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지칭하는 질병이다. 근육이 부족해지면 신체 여러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우선 골절의 위험이 커진다. 근육은 뼈를 보호하고 운동성을 높여주는데, 근육이 부족하면 뼈를 지탱하는 힘이 줄어들어 뼈와 관절이 쉽게 다칠 수 있다.

근육의 양이 부족하면 당뇨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근육은 우리가 섭취하는 포도당의 절반 이상을 흡수해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근육이 줄어들면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쓰이지 못하고 그대로 혈액에 남게 돼,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또 근감소증은 심혈관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근육이 없는 사람은 신진대사를 통해 소비하는 칼로리의 양이 적어진다. 섭취한 칼로리가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몸 속에 남으면 혈액에 지방이 쌓여 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보통 근육량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하위 20%에 해당하면 근감소증으로 진단된다. 근육량은 30대부터 50대까지 10년마다 15%씩 감소하다가 60대 되면 10년마다 30%씩 급격히 줄기 시작한다. 간혹 나이가 들어 뚱뚱하던 사람이 갑자기 날씬해지는 경우가 있다. 적당한 운동과 관리를 통해 체중을 줄인 경우가 아니라면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감기 증상은 보통 일주일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60대 이상 근감소증 노년층의 경우, 단순한 감기가 폐렴으로 발전하면 증세가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 3일 이상 열을 동반하고 기침, 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흉통 및 호흡곤란이 있으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갑자기 움직임 둔해지면 의심해야

노년층 근감소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갑자기 움직임이 둔해지고 걸음걸이가 느려지는 것이다. 평소보다 힘이 부족하고 순발력이 떨어지는 등 운동 능력이 떨어지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근감소증은 일반적인 건강검진만으로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근감소증 진단기준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노인병학회에서 노인 근감소증에 관한 새로운 진단 기준을 제시했다.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근력은 악력(쥐는 힘)과 앉았다 일어서기의 속도로 판단한다. 남성은 악력이 27㎏, 여성은 16㎏ 미만이면 근력이 약한 것으로 본다.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는 15초 안에 5회 이상 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종아리 둘레를 재서 근육량 부족을 가늠할 수 있다. 종아리 둘레가 32㎝미만이면 위험하다. 보행속도가 느리면 근감소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걷는 속도가 초당 0.8m 이하이거나 400m를 걷는데 6분 이상 걸리면 중증의 근감소증일 확률이 높다.

김도근 해운대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스포츠재활치료센터장)은 “근감소증은 체중검사나 BMI, 혈액검사로 진단되지 않기 때문에 근육량과 근력을 측정해 주기적으로 비교해야 한다”면서 “근육량은 적지만 근력이나 활동력이 정상이라면 크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근육량과 근력, 활동력이 모두 떨어진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병행해야

근노년층의 근감소증은 생활습관 변화로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다. 부모님의 운동량이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보고, 부족하다면 운동을 권할 필요가 있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병행이 필수다. 만약 야외 운동이 어렵다면 실내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좋다. 이때 벤치프레스 등 과격한 근력 운동보다는 밴드나 의자 등을 이용한 저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도근 해운대부민병원 척추센터 과장은 “어르신들의 경우 운동을 하더라도 효과가 더딘데 그래도 결국은 근육이 늘게 돼 있다. 때문에 본인의 근력보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근육을 적절히 수축하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게 되면 근육량 증가는 물론, 뼈도 자극이 되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근력운동과 함께 육류, 콩류 등 단백질 섭취를 늘려야 한다. 이때 육류는 굽는 방식보다는 삶는 요리법이 발암물질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일반인은 몸무게 1㎏당 0.9g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되지만 노인의 경우 1㎏당 1.2~1.5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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