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젖은 레드카펫?’ …부산국제영화제, 올해도 태풍 변수
“아, 야속한 태풍….”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태풍 트라우마’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태풍 미탁 북상, 2일부터 영향권
부울경 시간당 30㎜ 이상 비
순간풍속 125~160km/h 강풍도
비프광장 전야제 취소 고려
옥외 구조물 결박 등 개막식 비상
“행사 축소 등 상황 따라 대처”
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2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BIFF 전야제부터 3일 개막식(영화의전당 야외극장)까지 행사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BIFF와 부산시에 따르면 2일 남포동 전야제는 당일 오전 상황에 따라 행사 취소도 고려하고 있다. 당초 태풍이 심할 경우 부산영화체험박물관으로 옮겨 실내에서 하는 방안도 고려됐지만, BIFF 발상지인 비프광장의 상징성 때문에 원안대로 진행하거나 아니면 취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행사 진행 여부는 이날 오전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매번 영화제 기간에 찾아오는 태풍 때문에 BIFF 사무국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 시기 태풍 콩레이가 부산을 덮쳤고, 해운대해수욕장에 마련했던 ‘비프빌리지(BIFF Village)’를 잠정 폐쇄하고 계획된 야외행사를 모두 영화의전당으로 급하게 옮겼다. 매번 태풍 탓에 해운대해수욕장의 ‘비프빌리지’ 활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는 해운대해수욕장 대신 영화의전당에 행사장을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해는 개막식은 무사히 치렀고 개막식 이후 주말 태풍이 오면서 야외행사가 차질을 빚었는데, 올해는 영화제의 꽃인 개막식부터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BIFF 사무국은 개막식 예비 계획을 세우고 태풍의 강도에 따라 다르게 대응하는 방침을 세웠다. 개막식 참석 인원이 3000명이 넘기 때문에, 행사 장소를 실내에 옮기기는 여의치 않다. 특히 올해는 난민, 다문화 아동이 함께하는 특별한 개막공연을 준비하고 있어 BIFF 사무국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태풍이 더욱더 미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BIFF는 태풍이 부산을 직격하지 않는 한, 옥외 구조물을 결박하는 등 안전 대책을 철저히 세우고 개막식은 그대로 강행하는 안과 행사 규모를 축소하는 안 등 여러 안을 세워 놓고 상황에 따라 대처할 계획이다.
BIFF 김정윤 홍보실장은 “현재로서는 개막식은 진행한다”며 “태풍 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고, 태풍이 몇 시에 지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 미탁은 예상보다 빨리 한반도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기상청은 1일 오후 3시 현재 태풍 미탁이 강도 중(中)의 소형 태풍으로 중국 상하이 남남동쪽 약 320㎞ 부근 해상에서 22㎞/h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미탁은 2일 오후 3시께 서귀포 서쪽 약 180㎞ 해상까지 진출하겠고, 이날 밤에 전남 해안에 상륙해 남부지방을 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미탁은 3일 오후 3시께 독도 서남서쪽 약 50㎞까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의 영향으로 2일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에 지리산 부근에는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내리고, 그 밖의 부산·울산·경남지역도 시간당 3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2일 오후부터 부산, 울산과 경남 남해안에는 최대 순간풍속 125~160㎞/h의 강풍이 불겠다.
조영미·황석하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