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군의 생생건강토크] 부산 명의 브랜드로 키우자
/김병군 문화라이프부 선임기자
‘가족 또는 지인이 아플 때 어느 의사를 추천하겠습니까?’
부산지역 4개 대학병원 교수와 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 소속 전문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많은 추천을 받은 의사를 〈부산일보〉 지면을 통해 ‘의사가 추천하는 부산 명의’라는 타이틀을 걸고 지난달 초부터 보도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면서 부산에 이렇게 쟁쟁한 의사들이 많은 줄은 미처 몰랐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실력자들을 취재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이나 수술 성공률, 사망률 등의 데이터가 그 사실을 뒷받침해 주었다.
위암 수술을 하는 동아대병원 외과 김민찬 교수는 수도권 ‘빅5’ 병원 의사들보다 훨씬 나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위암 5년 생존율이 미국보다 우리가 높기 때문에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톱클래스 수준이라고 하겠다.
대장암 파트의 고신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선자 교수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이 세계적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의 의사들이 우리의 손기술을 따라올 수가 없다고 한다.
간암 수술은 장기려 박사로부터 맥이 이어져 올 정도로 전통이 깊고 부산 의사들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간암 분야를 담당하는 고신대병원 외과 신동훈 교수는 의술과 인품을 겸비한 의사이며, 동아대병원 외과 김관우 교수는 젊은 패기와 소명의식으로 똘똘 뭉친 의사다.
갑상선암 분야의 김용기내과 김용기 원장, 좋은문화병원 김정훈 과장, 고신대병원 이비인후과 이강대 교수도 부산 의료계의 자랑이며 유방암 분야의 고신대병원 외과 전창완 교수도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 부산 명의를 소개하는 기획시리즈 기사에 수도권 독자들이 말도 안되는 악플들을 달고 있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부산 의사들이 뭘 한다고’ 하는 식으로 비아냥거리는 댓글들이었다. 부산 의료수준을 깎아내리는 이들을 보면서 동남권 관문공항 논란이 떠올랐다. 인천공항이 있는데 동남권에 왜 관문공항이 필요하냐고 억장 무너지는 소리를 그들은 하고 있다. 이렇게 삐뚤어진 시각이 의료계에서 재연되고 있는 것을 보고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부산 출신 의사가 대통령 주치의가 된다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 현재의 수도권 시각이다.
차제에 지역 의료발전을 위해 이들 스타의사들을 부산의 대표 브랜드로 키울 방안을 고민하면 좋겠다. 일회성으로 지면에 소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적극 홍보해 해외 환자를 유치하는 것도 좋을 일일 것이다. 임상의사들과 생리학 의공학 교수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의료산업으로 융합시키면 부산의 또 다른 자랑거리와 먹거리가 될 것이다.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