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권역호흡기질환센터] 방사선 걱정없는 ‘저선량 흉부 CT’로 작은 폐암도 조기 발견
폐암은 암 사망률 1위 암이다. 폐는 통증신경이 없는 장기여서 질병이 발생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기침 정도의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사망률이 높다. 그래서 초기 발견이 어렵고 증상을 느낄 때면 상당히 진행된 폐암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 조기 발견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올해 7월부터 국가 암검진에 폐암이 추가됐다.
2015년 개소 부·울·경 국가센터
180병상… 메르스 치료 병동까지
수술건수 등 국내 최정상급 유지
기관지내시경 초음파 이용해
국내 첫 말초 폐병변 조직검사
내비게이션 통한 진단율 80%↑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
부산대병원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센터장 이민기)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산 울산 경남을 아우르는 ‘국가지정센터’이다.
2015년 12월 지하 5층, 지상 13층에 180병상과 폐기능검사실, 기관지내시경실, 호흡재활치료실 등을 갖추고 개소했다. 전문의를 포함한 180여 명의 의료진과 470여 대의 호흡기 관련 전문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지역 내 감염성 질환(메르스 등) 발생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동(26병상)’도 같이 운영하고 있다.
전문센터에 걸맞게 호흡기 환자에게 신속한 진료, 재활, 퇴원 후 관리까지 환자 중심의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호흡기질환의 의학연구를 선도하면서 전문 의료진 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기관지내시경 내비게이션 진단율 높여
이전까지 폐암의 조기 발견이 어려웠던 것은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선별검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센터에서 활용하고 있는 ‘저선량 흉부 CT’는 촬영 후 1mm 두께로 영상을 판독할 수 있어 흉부X선으로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폐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저선량 흉부 CT는 일반 흉부 CT 검사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의 5분의 1 이하라 방사선 노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기관지내시경 내비게이션의 도입으로 초기 폐암의 진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엄중섭 목정하 교수는 2015년부터 국내에서 최초로 기관지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한 말초 폐병변의 조직검사를 하고 있다. 또한 2018년 5월에는 국내 최초로 ‘가상 기관지내시경 내비게이션’을 도입해 초기 폐암 진단율과 시술안전성을 크게 높였다.
보통 말초 폐병변을 조직검사할 때는 미로처럼 복잡한 말초 기관지 때문에 진단율이 40~50%로 떨어진다. 하지만 가상 기관지내시경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서 진단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CT를 이용해 말초 기관지 형태를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한 뒤 말초 폐병변까지 기관지내시경 진입경로를 보여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민기 센터장은 “장비 도입에 맞춰 의료진들이 해외 선진병원에서 연수를 받는 등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열정을 다했다”며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 6월 기관지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한 말초폐병변 조직검사 1000례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병변 크기와 위치에 따라 수술법 결정
폐암으로 진단되면 수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은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치료법이다. 부산대병원 호흡기센터에는 폐암 수술에 많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가진 4명의 흉부외과 교수진(김영대, 이호석, 조정수, 안효영 교수)들이 배치돼 있다.
수술은 초기에서 3기초에 이르는 폐암까지 적용이 된다. 흉강경수술이 필요한 경우와 개흉술이 필요한 경우, 그리고 이 둘의 중간정도의 절개가 필요한 경우를 구분하여 수술법을 결정한다. 절제 범위는 병변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표준절제 범위인 폐엽절제와 폐기능을 최대로 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어려운 소매절제술(기관지 성형술), 그리고 폐기능 보존 암수술인 구역절제술 등을 환자상태에 맞게 선택한다.
수술 후에는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민기, 김미현, 엄중섭 교수가 환자를 집중적으로 관리한다. 수술 후에는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며 감소된 폐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흡입기 등의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또한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폐암 환자에서도 세포독성항암제 뿐만 아니라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등의 최신 약물로 적극적인 항암치료에 임한다.
집중호흡재활로 회복까지 완벽하게
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호흡재활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맞춤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재활의학과 신용범 김상훈 교수가 주축이 된 호흡재활팀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등과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수술 후 호흡재활 치료뿐 아니라 수술 전 호흡재활로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을 줄이고 빠른 일상생활 복귀를 돕는다.
부산대병원의 호흡재활 분야는 매년 7월 전국 단위의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또 전국에서 매년 100여 명 이상의 의료진이 연수교육을 받는 등 호흡재활의 정착 및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민기 센터장은 “의료진 수와 수술건수, 수술의 질적 수준까지 국내 최정상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호흡기 질환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조기진단부터 치료, 재활까지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암 예방하기 위해선 금연이 중요하다. “약 90%의 폐암이 금연을 함으로써 예방이 가능하다. 금연 이후에도 최대 20년까지는 폐암의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에 금연하는 것이 폐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