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한 여중 교장이 학생 손찌검…교육당국 진상조사
경남 통영의 한 여자중학교 교장이 복도에서 소란을 피우던 학생에게 손찌검을 해 물의를 빚고있다.
A 여중에 따르면 지난 30일 1교시 시작 전 2학년 교실 앞 복도에서 B(58) 교장이 C(15) 양의 얼굴 부위를 손으로 3차례 때리고 발로 정강이를 1차례 걷어찼다.
당시 B 교장은 교실을 돌며 수업 준비를 시키던 중 복도에서 친구 2명과 장난을 치고 있는 C 양을 발견했다. 학생회 간부인 C 양은 교내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하며 B 교장과도 안면이 있던 사이였다.
B 교장은 학생 이름을 부르며 “이리 와”라고 외쳤다. 그런데 친구의 간지럽힘에 못 이겨 바닥에 드러누웠던 C 양은 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네?”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를 ‘넹’이란 장난스러운 표현으로 오해해 감정이 격해진 B 교장은 C 양의 뺨 주변과 등을 때렸다. 이에 C 양이 팔로 얼굴을 가리자 슬리퍼를 신은 발로 C 양 정강이를 찼다.
놀란 C 양은 결국 울음을 터트렸고, B 교장을 그제야 손찌검을 멈추고 C 양을 교장실로 데려갔다. C 양에게 휴대전화를 내밀며 신고하라고 어깃장을 놨던 B 교장은 뒤늦게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이어 음료와 과자를 건네며 ‘없었던 일로 하자’며 타일렀다.
이후 사건은 묻히는듯 했지만, 이날 저녁 SNS에 폭행현장을 고발하는 목격담이 올라오면서 공분을 사기 시작했다. 게시자는 '어떤 상황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수 없다는 건 선생님이 제일 잘 아는 거 아닐까요'라고 꼬집었다. 해당 글은 3시간여 만에 삭제됐지만 캡처된 화면이 퍼지면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B 교장은 손찌검 사실을 인정하며 “사회적으로, 교육적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바로 밑에 층에선 3학년이 시험을 치고 있었고 진로체험교실을 위해 학교로 온 외부 강사들도 바로 옆방에 있어 순간적으로 감정 조절을 못했다”면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학생이라 더 화가 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학생과 학부모님께는 이미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31일 오후에 2학년 전체 학생을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은 접수된 민원을 토대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통영교육지원청 학교 폭력 담당자는 31일 해당 학교를 찾아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김민진 기자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