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참존화장품 김광석 회장의 추락… 배임·횡령의 검은 속내
오늘(19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MBC 'PD 수첩'에서는 35년간 회사의 수장 자리를 지켜왔던 참존 화장품의 김광석 회장 일가의 배임·횡령 혐의과 경영권 다툼의 이면에 대해 조명한다.
오늘(19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MBC 'PD 수첩'에서는 35년간 회사의 수장 자리를 지켜왔던 참존 화장품의 김광석 회장 일가의 배임·횡령 혐의과 경영권 다툼의 이면에 대해 조명한다.
한때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참존화장품이 최근 위기를 겪고 있다. 설립 이래 35년을 이끈 김광석 회장과 신임 경영진 사이에 경영권 다툼이 인 것. 이영인 사장을 중심으로 한 참존 경영진들은 지난 5월과 8월, 서울중앙지검 등에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김 회장을 고소했다. 9월 23일에는 주주총회를 통해 김 회장을 해임했다.
참존화장품의 대표 이미지인 청개구리. 이는 김광석 회장의 창업정신이었다. 늘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김 회장의 경영이념 아래, 1984년 7월 설립 직후 회사는 가파르게 성장했다. 1990년대 후반 IMF 위기에도 직원 상여금은 500% 이상 지급됐다. 2003년, 2004년에는 2년 연속 세계 100대 화장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며 위기를 맞았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화장품 업계가 다각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 탓이다. 2010년엔 19억 원, 2014년 들어서는 9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참존화장품이 다시 주목받은 건 2015년 초.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참존화장품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롯데, 신세계, 신라 등 대기업과 나란히 최종 낙찰된 것이다. 참존화장품에서 제시한 입찰가는 무려 2,032억 원. 당시 내부에서 정한 금액은 1,300억 원대였는데, 당일 아침 김 회장의 지시로 무려 700억 원을 더 얹었다. 김 회장 측은 "회사의 미래가치를 고려한 공격적인 결정이었다"고 밝혔지만, 낙찰 후 임차보증금 277억 원조차 납부하지 못했다. 낙찰은 취소됐고, 회사에 102억 원의 입찰보증금 손해를 안겼다.
재무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김 회장의 '통 큰' 돈 씀씀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2015년까지 참존의 이사·감사로 재직했던 김 회장 부인의 월급은 총 22억 원가량. 출장뿐 아니라 각종 국내외 일정의 비용도 회사에서 지급됐고, 심지어 감사직을 그만둔 2015년 10월 이후에도 3억 원 상당의 회사 법인 차량을 제공했다. 김 회장의 자식 사랑도 남달랐다. 2008년 이후 참존모터스, 참존서비스, 참존임포트 등 아들이 경영하는 회사에 422억 원 가량을 빌려줬다. 금싸라기인 청담·대치동 사옥까지 매각해가면서 아들 회사를 도왔다. 김 회장 측은 이에 대해 “시설 투자 및 사업 확장에 대한 투자”였으며 “상환 능력까지 계산 후 대여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참존모터스는 결국 2015년 8월 코오롱 아우토에 인수됐다. 그 사이 직원들은 제때 월급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고 정리해고자까지 발생했다.
회사 재정은 김 회장의 개인적인 신앙심 발현에도 쓰인 것으로 보인다. 참존화장품의 재정 기록과 김 회장의 통장 내역에서는 소망교회에 지출된 압도적인 기부금과, 아들조차 본 적 없다는 이 모 씨에게 매달 입금된 1200만 원가량의 기록들이 남아있었다. 김 회장은 잘 알려진 소망교회의 독실한 신자. 그가 매주 수백만 원 가량을 헌금하면, 회사는 이를 소망교회에 낸 기부금 형식으로 처리했다. 매달 1200~1700만 원 선인 기부금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확보된 기록만 살펴보더라도 20억 원이 넘는다. 김 회장 측은 타 종교단체 및 복지단체, 학교법인 등 다른 곳에도 기부를 해왔다고 밝혀왔으나, 이 4년간 전체 기부금 대비 소망교회 기부금은 77.3%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 모 씨 또한 김 회장과 소망교회로 이어진 연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원장을 역임한 이경숙 전 숙명여대 총장으로부터 소개받았다는 인물로, 김 회장은 그를 '엔젤'로 칭했다. 이 씨는 주기적으로 김 회장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알려져 있다. 김 회장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으나, 2011년부터 이 씨에게 입금된 돈은 1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참존의 100% 지분을 가졌던 김 회장, 그의 결정은 곧 회사의 결정이었다. 그 결정들이 회사에는 결국 독이 됐다. 김 회장이 회삿돈을 가족에게, 본인의 신앙에 쏟는 동안 회사 재정 상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한때 화장품 업계의 선두주자였던 참존의 현 부채액은 452억 원이 넘는 수준이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