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미세먼지 자체 발생율 58%, 중국 탓만 할 때 아니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절반 이상이 국내 요인에 따른 것이고 중국발 영향력은 30%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중·일 3국이 자국의 대기오염물질을 공동으로 연구한 첫 결과물이다. 2017년 연평균 기준으로 국내 초미세먼지를 분석해보니 국내 요인이 51%로 가장 비중이 컸고 32%가 중국발, 2%가 일본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연구인 만큼 중국이 이를 공식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데 일단 의미가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발생의 절반 이상은 우리나라 자체 요인에 따른 것으로 확인된 만큼 더 이상 중국 탓만 할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력이 29%로 타 지역보다는 낮은 반면 국내 요인의 영향력은 58%로 전국 평균치를 훌쩍 상회하고 있는 부산이다. 다른 측정 장소인 서울(45%)이나 대전(50%)에 비해 절대적 수치가 높은 것인데,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각종 제조업이 주를 이루는 부산의 도시적 특성이 반영된 것임을 미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특히 공장이 밀집된 서부산권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는 것은 부산시 행정사무 감사 자료를 통해 객관적 수치로도 확인되는 바다. 이 지역에서 대기오염 물질 배출 관리나 비산먼지 제거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저감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다 부산은 선박 운항과 화물 하역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의 비중도 높다. 여러모로 부산 시민은 타 지역 주민보다 미세먼지의 고통을 몇 곱절 더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연말인 12월에서 봄철인 3월까지 중국발 요인의 영향을 한층 크게 받는다고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2월 말부터 3월 초 국내 미세먼지의 중국 기여율이 70%까지 올라갔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미세먼지 발생의 시기별 분석이 이번 공동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래서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부산시가 더 이상 중국에서 몰려오는 황사 등 자연적 영향 탓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미세먼지 줄이기 대책에 한 해 8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데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마당이다. 미세먼지는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재난으로 분류된 지 오래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기인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부산시가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 확대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