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찾은 아세안 정상들, 시내 곳곳 광폭 행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부산을 찾은 아세안 정상의 ‘광폭 행보’가 시내 곳곳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부산외대에는 25일 특별한 손님이 잇달아 찾아왔다. 미얀마의 국가자문 역을 맡고 있는 아웅 산 수지가 오후 2시 학생 토론회에 참석한 데 이어 태국 총리의 부인까지 학교를 방문한 것.
부산외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얀마어 학과가 개설돼 있다. 그 덕에 미얀마어를 전공하고 있는 한국 학생과 미얀마에서 온 유학생 등 70여 명은 이날 ‘살아있는 민주화 전설’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수지 여사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미얀마 유학생 케이 카인 라트(36) 씨는 “고국에서도 보기 힘든 분을 유학 온 한국에서 보게 돼 기쁘다”라며 감격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의 부인인 나라펀 짠오차 여사가 부산외대를 찾아 태국어 전공 수업을 참관했다. 이후 대학 이곳저곳을 견학한 나라펀 여사는 태국 현지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미야루엉’의 배경이 된 부산외대 만오기념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관광도시 부산의 ‘핫 플레이스’를 찾아간 이도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첫 민간인 대통령인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4일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을 찾아간 그는 개인 SNS에 “부산의 ‘마추픽추’인 감천문화마을을 방문했다. 과거 이곳은 경사진 산기슭 빈민가였지만 지금은 인기 관광지가 됐다. 이 마을은 나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아세안 정상들이 몰려오자 덩달아 부산시의 손님맞이도 분주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5일 캄보디아 쁘락 소콘 부총리 겸 외교부장관과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잇달아 회동을 가졌다. 특히 오 시장은 베트남 응우옌 총리에게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9곳 중 1곳은 부산기업”이라며 “이들 기업이 양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오 시장은 앞서 24일 저녁에도 베트남 총리 환영 만찬에 참석해 총리와의 인연을 이어나갔다.
이후 오 시장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라오스 통룬 총리를 만나 양 지역의 경제와 관광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며 아세안과 부산이 스마트시트 국제포럼을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우리나라와 아세안의 관계가 수립된 지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평화를 향한 동행, 모두를 위한 번영’이라는 슬로건으로 25일부터 26일까지 개최된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