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틀니로 정확하게 편안하게
내 잇몸에 딱 맞는 3D 옥토틀니
“틀니와 잇몸이 정확하게 맞지 않아 음식을 씹을 때 아주 고통스럽습니다.”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덜거덕 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틀니가 입에서 수시로 떨어집니다.” “새로 맞춘 틀니가 맞지 않아 여러 차례 치과를 방문했지만, 여전히 맞지 않습니다.”
틀니 환자를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치아가 모두 빠졌을 때 하는 완전 틀니나 몇 개만 남았을 때 하는 부분 틀니 모두 마찬가지다.
구강 스캐너로 임시틀니 제작
3D 스캐너·프린터로 복제
오차범위 0.001mm로 정확
이 꽉 깨무는 습관 있으면
통증 방지 장치 끼우면 도움
■3D 옥토틀니 제작법 개발
덴타피아치과의원 김경진 원장이 기존 틀니 치료의 불편함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3D 옥토틀니 제작법을 개발해 최근 특허를 획득했다.
기존의 틀니 제작은 환자가 치과에 오면 인상재라는 치과용 재료를 이용해 입안 상태 그대로 본을 뜬다. 1차 모형을 바탕으로 1~2차례 다시 본을 뜨는 것을 되풀이해 석고 모형을 제작해 그 모형에 맞는 틀니를 만든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시간과 정성을 다해 틀니를 제작했지만, 정작 환자에게 끼우면 잘 맞지 않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틀니를 만든 후에도 여러 차례 치과를 찾아 아픈 부위를 치과용 드릴로 삭제한다. 아픈 부위를 삭제하는 것이 몇 번 반복되기도 한다.
틀니로 인해 통증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잇몸의 부드러운 표면과 석고로 제작한 딱딱한 틀니와의 이질감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김 원장은 “환자의 잇몸은 부드러운 생체조직인 반면 틀니 내형부는 고체의 석고 모형이라 이질감으로 인해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잇몸과 맞닿는 틀니 내형부에 말랑말랑한 레진을 발라 환자 입안에서 서서히 굳는 방식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1차 틀니 본을 약간 여유 있게 만든 다음, 환자 입안에서 천천히 자신의 잇몸구조에 맞게 굳어지게 하는 것이다. 틀니가 문어 빨판처럼 접합력이 좋다는 의미에서 ‘옥토틀니’로 이름 지었다.
■3D 프린터로 틀니 1시간 내 ‘뚝딱’
3D 틀니의 제작과정을 본다면 우선 치과에서 디지털 구강 스캐너를 이용해 임시 틀니를 만든다. 기존의 방식처럼 수차례 수정을 하거나 매우 정밀한 틀니를 제작할 필요는 없다. 어느 정도 형태를 가진 틀니를 제작해도 큰 무리가 없는데 다만 잇몸과 닿는 부분은 조금 얇게 만들어 준다.
임시 틀니를 끼고 음식을 씹어보거나 실생활을 하면서 통증을 느끼는 부위를 어느 정도 삭제해 불편함을 덜어준다. 그러고 나서 틀니와 잇몸 사이의 공간에 부드럽고 내구성을 가진 치과용 소재를 입안에 끼운다. 그래서 실제 식사 등 생활을 하면서 통증을 느끼지 않는 상태가 되었을 때 이 임시 틀니를 3D 스캐너로 복제한다. 그런 다음에는 3D 프린터를 가동해 실제 틀니와 같은 강도와 내구성을 가진 제품을 찍어내게 된다.
3D 프린터로 틀니를 찍어내는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 잇몸과 치아가 결합한 일체형과 잇몸과 치아가 분리된 상태로 제작해 나중에 붙이는 결합형이 있다.
3D 프린터의 복제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모형과 실제로 찍혀 나온 틀니의 오차 범위는 50마이크론(1마이크론은 0.001mm) 수준이다. 제작 비용은 기존 틀니와 비슷하다.
■통증 방지 장치 도움
많은 환자가 틀니를 하고 나서 통증을 호소한다. 틀니를 제작하고 나서 끼울 때는 별 통증이 없었는데 집으로 돌아가서 사용하면서 통증을 느낀다. 심지어 밥은 고사하고 물만 마셔도 아파서 틀니를 끼고 있을 수가 없다고 하소연하는 경우도 많다.
김경진 원장은 “평소 이를 꽉 깨무는 습관은 자신의 치아를 조기에 마모 시켜 치아가 시리게 되며 틀니를 한 경우에는 잇몸의 통증을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이를 꽉 깨무는 습관이 남아 있어 틀니를 한 후에도 심한 자극을 줘 통증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견과류나 여문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도 치아의 씹는 면을 살펴보면 많이 닳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습관은 자신의 치아가 없어지고 틀니를 한 경우에도 그 습관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김 원장은 틀니 통증 방지 장치를 개발, 최근에 특허를 획득했다. 아래 위 틀니에 압력이 가지 않게 끼우는 장치다. 치아가 과도하게 눌리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장치를 사용하면 틀니로 인해 고통이 심한 환자들의 통증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식사할 때는 장치를 뺀다. 평소에 치아를 꽉 깨무는 습관이 없는 사람은 굳이 장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