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한국 성평등, 153개국 중 108위"…뉴질랜드는 6위
세계경제포럼(WEF)이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서 한국이 전체 조사대상 153개국 중 108위에 머물렀다.
WEF는 2006년부터 ▲ 경제 활동 참여·기회 ▲교육 ▲ 건강·수명 ▲ 정치적 권한 등 4개 부문 통계를 바탕으로 성별 격차를 지수화한 성 격차 지수(GGI·Gender Gap Index)를 발표해왔다. 한국은 이번에 0.672(1에 가까울수록 평등)로 평가받아 108위에 그쳤다.
다만 이는 115위였던 작년보다는 오른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경제 활동 참여·기회 부문이 127위로 상대적으로 가장 나빴다.
특히 고위 임원 및 관리직 비율이 142위로 최하위 수준이었고 임금 평등성도 119위였다. 추정 소득에서 남성은 5만2천100달러였지만 여성은 2만4천800달러로 성별 임금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부문 성평등 지수는 101위였고 정치 권한 부문은 79위였다.
출생 성비와 예상 건강 수명 등으로 평가한 건강·생존 부문에서는 브라질, 헝가리, 폴란드 등 38개국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전 세계에서 성 격차가 제일 작은 것으로 평가되어 1위에 오른 국가는 아이슬란드(0.877)였다. 아이슬란드는 여성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아이슬란드에서는 1975년 10월 24일 사회경제적 성차별에 항의해 90% 이상의 여성이 직장은 물론 가사 노동 휴업에 동참하는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이듬해 아이슬란드에서는 양성평등임금보장법이 시행되었고 사회 각계에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가 자리잡았다.
아이슬란드 뒤로는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최근 핀란드는 전세계 최연소인 34세의 여성 총리가 탄생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핀란드는 5당 대표 모두 여성이고 장관 19명 중 12명이 여성이다.
국내 일부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극단적 페미니스트 때문에 망한 국가"라는 낭설이 나돌았던 뉴질랜드는 6위에 올랐다.
이어 스페인(8위), 독일(10위), 프랑스(15위), 필리핀(16위), 캐나다(19위), 영국(21위) 등도 상위권에 속했다.
미국은 53위에 그쳤고, 중국은 106위로 한국보다 높았다. 일본은 121위였다.
성 격차가 가장 큰 나라는 예멘(153위)이었으며 이라크(152위), 파키스탄(151위), 시리아(150위) 등이 최하위권 오명을 썼다.
WEF는 정치, 경제, 건강, 교육 등 전반적으로 성 평등이 실현되기까지는 99.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제시한 전망치(108년)보다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경제 부문의 격차를 줄이는 데 예상되는 기간은 지난해 202년에서 올해 257년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