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33만원치 닭강정' 사건 점주 "오늘 경찰에 고소…언론접촉은 자제"
왕따 가해자가 피해자를 괴롭히려는 목적으로 피해자 집에 닭강정 33만원어치를 거짓 주문해 배달시켰다는 사연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닭강정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 A 씨는 지난 24일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닭강정을 무료로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단체 주문을 받아서 배달하러 갔는데 주문자의 어머님이 처음엔 안 시켰다고 하다가 주문서를 보여드리니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들이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머님은 '매장에 피해를 줄 수는 없으니 전액 결제는 하겠지만, 먹을 사람은 없으니 세 박스를 빼고 나머지는 도로 가져가 달라'고 하더라"라며 "저희도 바쁜 와중이라 경황이 없어 일단 결제를 하고 강정 세박스 등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점주는 "강정은 판매가 불가능한 상태지만 버리기 아깝다"라며 "혹시 식은 강정도 괜찮다면 (커뮤니티) 회원들께 무료로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닭강정 33만원어치 주문 내용이 담긴 영수증 사진을 공개했다. 영수증에는 배달 요청 사항으로 '아드님 XX씨가 시켰다고 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A 씨 측은 "조심스레 주문한 집으로 전화해 확인해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 집에 시킨 장난 주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피해자 측의 카드 결제를 강제 취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거짓 전화를 한 당사자들을 경찰에 영업 방해로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와 가해자들은 모두 20대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오늘 고소장 접수에 대한 문의가 있긴 했으나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며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자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 씨 측은 이후에도 클리앙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 "이 일을 기회삼아 매장을 홍보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강조한 A 씨는 25일 밤 MBC 등 방송사 뉴스 보도 이후 추가 글을 올려 "내일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진 학교 폭력'이라는 보도에 대해 "사실 관계가 확실하진 않다"며 "피해자 어머니와 대화에서 가해자는 OO고 재학시절 알게 되었고, 지금 피해자인 아들과 가해자들은 20대라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괴롭힘을 당한건지 최근에 당한 일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부연했다.
또 피해자 측이 더 이상의 구체적인 언론 보도는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앞으로 언론사와 접촉은 자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