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주택가서 삼국·조선시대 자기·기와 ‘무더기’ 나왔다
부산 수영구 좌수영성지 인근 주차장 확장 공사장에서 조선시대 문화재가 다량 발견됐다. 관할 구청은 좌수영성지 문화재 발굴을 완료할 때까지 주차장 공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경상좌수영 인근 주차장 공사장
삼국시대 ~ 근현대 문화층 발견
확장 중단, 기존 주차장 그대로
1일 수영구청과 동양문물연구원에 따르면, 수영동 326번지 일대 주거지 전용 주차장 확장 공사장 538㎡ 부지에서 최근 조선시대 자기편 15점과 기와편 6점이 각각 발굴됐다. 또 삼국 시대의 회청색경질토기편 7점이 나왔다. 이번에 발굴된 자기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던 그릇의 일종이며 기와는 당시 가옥 지붕에 사용되던 것들이다. 또 회청색경질토기는 1000도 이상의 높은 온도로 가마에서 구워진 토기로, 4세기 이후 한반도 남부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연구원은 이번 문화재 조사에서 근현대층, 조선시대문화층, 삼국시대문화층을 확인했다. 자기와 기와는 조선시대문화층, 회청색경질토기는 삼국시대문화층에서 각각 나왔다.
이들 문화재는 경상좌수영성과 관련한 당시 생활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가 발굴된 해당 주차장은 경상좌수영성지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경상좌수영성지는 부산시 지정기념물 제8호이자 문화재 보호구역,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제1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수영구청은 2018년 이 일대에 주거지 전용 주차장을 확장하기로 하고 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총 공사비 3억 8000여만 원으로 주차면을 기존 19면에서 38면으로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동양문물연구원은 지난달 말 문화재 입회 조사에서 주차장 공사 전체 부지에서 정밀 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양문물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폭 2m, 길이 2m, 깊이 1.3m 구간 3곳에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한편 수영구청은 경상좌수영 성벽을 복원해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2012년부터 2026년까지 350억 원을 들여 ‘경상좌수영성지 복원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상좌수영 일대가 부산 도심으로 편입되면서 성곽은 대부분 사라졌고, 일부 남은 성벽은 주택 담장으로 활용되거나 방치돼 있다.
수영구청 관계자는 “문화재가 나온 만큼 주차장 확장 사업을 더 진행할 수 없다”며 “원상 복구 후 좌수영성지 복원 사업이 진행될 때까지 기존 주차장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