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최소 절개·즉시 재건 ‘대세’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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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유방외과 이석원 교수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제공 부산대병원 유방외과 이석원 교수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제공

유방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유방암은 한국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유방암 발생 원인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음식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

유방암을 완전하게 제거하기 위해선 수술이 기본이다. 하지만 최근엔 수술에 앞서 항암치료를 적극 시도하는 추세다. 아울러 암 수술과 동시에 유방을 복원하는 즉시 재건술 증가도 최근 트렌드다.


수술 앞서 항암치료 적극 시도

부분절제술, 미용 측면서 인기

빠른 회복, 합병증 발생 감소

로봇 이용 수술, 안전성 높고

흉터 작아 미용적 효과 우수


■유방암 전절제술 vs 부분절제술

유방암 수술은 유방전절제술과 유방부분절제술(유방보존술)로 나눌 수 있다.

전절제술은 전통적인 수술법으로 종양뿐만 아니라 유방실질조직(유선조직)을 전부 제거하는 방법이다.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다발성이거나 종양과 함께 석회화가 광범위하게 진행되었을 때 시행한다.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유방 절제를 해야 했던 유방암과 관련된 유전자(BRCA) 돌연변이가 있는 고위험군 여성에게도 유방전절제술이 적용된다.

부분절제술은 유방암을 포함해 유방 조직의 일부분만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방사선치료가 도입되면서 부분절제술이 가능하게 됐다.

절제 범위가 작을수록 유방 형태의 변형과 흉터가 작아 미용적 측면에서 환자 만족도가 크다.

부분절제술에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하게 되면 전절제술과 비교해 생존율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바 있다. 몇몇 연구에서는 부분절제술이 전절제술보다 삶의 질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생존율도 증가한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로봇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대병원 제공 로봇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부산대병원 제공

■최근 유방암 수술 트렌드는

유방암 수술에서 이전에는 전절제술이 주를 이루었으나 요즘은 유방을 보존하는 부분절제술 비율이 증가했다. 이는 수술법의 발달과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항호르몬 치료 등의 보조적 치료법이 발달하면서 가능해졌다. 수술 후에 미용적으로 우수한 점도 유방 보존술을 선호하는 요인 중의 하나다.

실제 2018년 한국유방암학회의 자료를 보면 2006년 이후부터 부분절제술 비율이 전절제술을 넘어섰고, 근래에는 전체 유방암 수술의 60%를 넘어섰다.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최소 침습 수술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인 수술법은 절개를 크게 해 수술 후 합병증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큰 흉터를 남긴다. 하지만 환자에게 최소한의 절개로 빠른 회복과 합병증 발생을 감소시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최소 침습 수술은 내시경 또는 로봇을 이용한다.

유방암 절제와 동시에 유방재건술을 시행하는 즉시 재건술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부산대병원 유방외과 이석원 교수는 “종양 제거와 유방 재건을 동시에 해주면 수술 후 환자의 상실감을 줄일 수 있다.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 복원된 자신의 유방을 확인할 수 있어서 여성상 상실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술은 유방암 제거 수술 후에 바로 시행하거나, 수술 이후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 등 보조적인 치료가 완료된 시점(수술 6~12개월 후)에 재건술을 하기도 한다. 유방 재건은 보형물, 실리콘 등의 인공물을 넣는 방법이 있다. 또 등 근육이나 복부 근육 등의 자가조직을 이용하기도 한다.

자가조직을 이용하기 때문에 보형물을 이용하는 것보다 형태나 촉감 등에서 보다 자연스럽다. 자가조직은 보형물로 인해 수술 부위가 감염되거나 딱딱해질 위험은 없다. 더욱이 최근에 문제가 되는 실리콘 보형물로 인한 악성 혈액암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로봇수술의 장단점

로봇은 유방절제술과 유방재건술에 모두 쓰인다. 기존 절개수술보다 흉터가 작기 때문에 미용적인 효과가 우수하다.

또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하기에 선명하고 입체적인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사람의 손가락과 유사한 관절을 가진 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위 조직의 손상을 줄이고 안전하게 수술을 수행할 수 있다. 최소 침습수술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고 미용적 결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 로봇을 이용한 유방 수술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절개수술보다 수술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고가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부산대병원 이석원 교수팀은 지난해 11월 유방외과 단독으로 로봇을 활용, 유방보존술과 동시에 자가조직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 환자에게 최신 로봇 수술기인 다빈치로 유방재건술을 시행했고, 열흘 후 환자는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현재 로봇을 이용한 유방절제술과 유방재건술은 국내 몇몇 병원에서 시행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외과에서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후에 성형외과에서 보형물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을 진행한다. 이 교수팀이 시행한 수술은 유방외과 의사가 단독으로 로봇을 활용, 유방절제와 동시에 등 근육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을 동시에 시행한 것으로 이는 국내 최초다. 앞서 이 교수팀은 지난해 8월 국내 두 번째로 등 근육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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