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창원쪽 노선 변경” 발끈한 진주시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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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의 예타면제 결정 이후 기본계획 수립용역이 진행되는 남부내륙철도(김천~진주~거제) 사업에 대해 창원시가 노선 일부 변경을 국토부에 건의한 사실이 전해지자 진주권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경남 지역의 새 갈등 요소로 등장했다.

창원시, 합천~군북 직선화 건의

“누더기 KTX 전락” 진주권 반발

창원시는 김천∼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 간에 건설될 남부내륙철도의 계획 노선 가운데 합천에서 함안 군북간 노선을 직선화하자는 방안을 지난해 12월 국토부에 건의했다. 창원시는 남부내륙철도 노선을 합천~함안 군북으로 직선화하면 시간 단축은 물론 창원과 김해 등 경남 중·동부권까지 수혜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천~함안 군북 노선이 직선화되면 남부내륙철도와 멀어지게 되는 진주 지역에선 상공계와 정치권 등 각계각층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금대호 진주상공회의소장을 비롯한 사천, 통영, 거제시 등 서·남부 경남지역 상의회장들은 당초 28일 오전 진주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 공동성명을 내기로 했다가 잠정 유보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지역 상공계는 “거의 100년간 국가정책에서 소외돼 낙후된 서부경남 발전의 주춧돌이 될 남부내륙철도의 혜택마저 가져가려는 창원시의 처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맹비난했다.

박대출(자유한국당·진주 갑) 국회의원은 “남의 잔칫상에 재 뿌리지 마라. 서부경남 KTX에 창원이 끼어들어 ‘누더기 KTX’로 전락시킬 참인가”라며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주민들의 오랜 꿈을 부수지 말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이 사업의 예타면제를 확정한 것도 국토 균형발전이란 목표를 위한 것이다. 창원시 요구는 서부경남KTX 사업 취지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고, 창원시 주장대로라면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은 영원히 소외지역으로 남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재경(자유한국당· 진주 을) 국회의원은 앞서 지난 21일 낸 입장문에서 “창원시는 그동안 경남도와 진주시 등 남부내륙철도 관련 지자체들이 조기 건설을 주장할 때도 노선을 직선화해 창원으로 연결해야 된다고 주장한 적이 없었다”며 “반드시 이 사업의 취지를 살려 당초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규일 진주시장도 “이 사업 근본 취지가 국토균형발전이다. 낙후된 서부경남에 이 철도를 건설함으로써 지역발전을 획기적으로 이룰 수 있다는 판단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만약 남부내륙철도 노선 자체를 중부경남으로 다시 갈라서 낸다면 이것은 새로운 사업이어서 예타도 다시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은 지난해 1월 정부재정사업 확정에 이어 올해 예산에 기본설계비 150억 원이 확보됐다. 앞으로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 등 나머지 절차를 거쳐 2022년 착공, 2028년 준공될 계획이다. 이선규 기자 sunq17@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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