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 내 잡는다" 신종 코로나 확산하는데 중국선 낙관론?
전문가들 "정월대보름까지 호전 가능성" "대규모로 늘지는 않을 것"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전문가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지 상황은 ‘우한 사람’을 극도로 경계하며 공격하기도 해 눈길을 끈다.
중국과학원 원사인 가오푸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밤 중국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현 조치를 계속 시행하면 가까운 시일 안에 전환점이 올 수 있다”면서 “정월대보름 전에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이보다 더 빨리 좋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월대보름은 다음달 8일이다.
가오 주임은 현재 예방·통제 대책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심 환자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좋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매일 발표하는 통계를 분석해보면 신규 의심환자는 지난 25일 1309명, 26일 3806명으로 늘었다가 27일에는 처음으로 2077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28일에는 하루 전보다 많은 324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규 확진자는 지난 27일 1771명까지 이르렀다가 28일에는 1459명으로 감소했다.
중국 호흡기 질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도 27일 인터뷰에서 ‘우한 폐렴’에 대해 “앞으로 7∼10일 사이에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대규모로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춘절(춘제) 연휴 이후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 때문에 대규모 전염 사태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춘절 연휴 연장과 인구 유동 감소 조치로 10∼14일의 격리관찰기가 생겼고 그사이 잠복기가 지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조기 발견과 조기 격리가 가장 기본적이자 효과적인 통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장원훙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전염병 과장도 “정월 대보름이 전염병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라며 “최근 환자 수가 느는 것이 전염 확산이 강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장 과장은 “현재 환자 수가 급속히 느는 것은 보건 당국의 검사 능력이 좋아졌다는 의미”라며 “우리 분야에서는 ‘검사가 없으면 전염병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우한 폐렴 확산 추세에 대해 “현재 중국 각지에서 진행되는 조처를 보면 반드시 전염병과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각지에서 예방과 방지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면 낙관적으로 2∼3개월 이내에 전염병 확산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전문가들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우한 폐렴의 전파 속도에 우려를 표하면서 통제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연휴와 방학 연장 등 강력한 통제 조치가 잇따라 시행되고 신규 의심 환자나 확진자 수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자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당국이 “우한 사람은 적이 아니다”며 사태 수습에 애쓰는 모습이다.
29일 열린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우하오 베이징 펑타이구 팡좡사구(社區·한국의 동에 해당) 위생서비스센터 주임은 춘절을 앞두고 우한을 떠난 500만 명과 관련, “우리에게 공동의 적은 바이러스이지 우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주임은 이성적인 태도로 잠재적인 전염원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있는 팡좡사구에도 춘제를 앞두고 우한을 중심으로 한 후베이성 주민이 왔다면서 이들은 14일간 자가 격리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마을 입구에 검문소를 설치하거나 아예 길을 막아 후베이 사람의 진입을 막고 있다.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의 10여 개 지역은 외부와의 통로가 차단된 상태다. 다른 지방정부도 잠재적인 우한 폐렴 환자를 가려내기 위해 발열 검사를 속속 확대하는 등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본토의 우한 폐렴 확진자는 28일 밤 12시 현재 5974명으로 2003년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 사망자 수는 132명이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는 5327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349명이 숨졌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일부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