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교회, 수련회 외에도 밀접접촉 경로 많았다…신천지 연관성 의혹도 여전
온천교회 감염경로 추적
코로나19 확진자 24명이 나온 부산 온천교회 ‘슈퍼전파’ 사건에서 3박 4일간의 수련회 외에도 신도 간 다양한 경로의 밀접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신도 잠입설 등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두고도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확진환자 중 41번(27세 남성·동래구)이 온천교회 신도로 조사됐다. 온천교회 신도 중 부산에서는 23번째 환자이고, 경남 15번(26세 여성·김해) 환자를 더하면 24번째 환자다.
해운대구 팔레드시즈 모임
교회 내 4인실 기숙사 생활 등
동시다발적 감염 전파 가능성
부산시는 전날 파견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즉각대응팀 4명과 함께 역학조사팀을 꾸려 감염원과 감염경로 추적을 계속하고 있다. 시는 일단 확진자 대부분이 지난 14일부터 3박 4일간 교회 내에서 진행된 수련회에 참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날부터 확인된 온천교회 관련 환자들은 해당 수련회 참석자 중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은 경우”라며 “부산시도 온천교회 신도 명단 중 수련회 참가자 명단을 중심으로 심층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온천교회 조사 결과 해당 수련회 참석자는 150여 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확진자 중에는 수련회에 가지 않은 환자도 일부 있다고 시는 파악하고 있다. 신도 그룹 안에서 여러 경로의 밀접 접촉이 있었고, 그로 인해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이 전파됐을 가능성이 나온다.
이날까지 공개된 온천교회 신도 환자의 이동 경로를 보면 이들은 교회를 수시로 방문했고, 여러 신도가 함께 참여한 모임도 있다. 증상이 나타난 날도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퍼져 있다.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여러 환자가 온천교회를 방문했다.
확진자 2명은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해운대구 팔레드시즈에 동시에 머물렀다. 시는 이 자리에 온천교회 신도들이 더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참가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온천교회 내 4인실 기숙사에서 생활한 확진자도 나왔다. 신도 중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온천교회 사례와 신천지와의 연관성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해서 나온다. 신천지 신도가 온천교회를 다니며 이른바 ‘추수꾼 포교’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온천교회 측에서도 확진자 중 일부가 신천지 신도라는 의심을 강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아직 확인되진 않았다”는 전제로, “신천지 집회에 참여했던 분이 아마도 이 온천교회도 다니고 계셨던 게 아닌가, 이런 추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연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당사자들도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확인된바는 없다”며 “증상 발현일이나 외부 여행이력 등을 확인해 보지 않고서는 모든 정황을 파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 여행력이나 역학적 연관성이 뚜렷이 밝혀지지 않은 일부 확진자에 대해서도 신천지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심이 여전히 남은 상황이다. 현재 대구 여행력만 확인된 부산 환자는 6명, 기타 역학적 연관성을 조사 중인 환자가 14명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온천교회 종교행사(수련회) 관련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해당 행사에 참석했던 신도들 중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안내센터(1339) 등에 먼저 문의한 뒤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통해 진료를 받아 달라”고 권고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