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사상 초유 ‘4월 개학’ 현실화되나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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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었던 15일 오후 201 특공여단 장병들이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공무원 학원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휴일이었던 15일 오후 201 특공여단 장병들이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공무원 학원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에서의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초·중·고 추가 개학 연기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교육부가 추가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연기되면 수업일수 단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입시 일정 조정, 휴원 장기화에 따른 학원 손실 보전, 사립유치원 원비 환불, 학교 비정규직 임금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다.


교원·학부모단체 연기 요구

교육부, 교육청·질본과 논의

연기 여부 이르면 오늘 발표

학원 손실 보전·원비 환불

수업일수 단축 문제 등 대두


15일 부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각 지역 교육감과 전문가 의견을 들어 개학 연기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추가 개학 연기 여부는 16일이나 17일께 발표될 전망이다.

노홍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개학 추가 연기 필요성에 대해 의견이 나뉘고 있는데, 교육부, 질병관리본부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 발표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3일 개학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다”며 추가 연기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등의 요구가 잇따르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개학 연기 요구 글에 15일 오후까지 9만 6000여 명이 동의하면서 주말 사이 분위기가 달라졌다. 세계적 확산 분위기에 따른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15일 “어린 학생들이 종일 붙어서 생활하고 급식을 함께 먹는 학교는 감염병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추가 개학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도 “대구 경북 지역에서 추가 연기를 원하고 있는데, 입시나 학사일정에서 특정 지역만 불리해지는 것은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성에도 맞지 않아 일부 지역만 연기하거나 개학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교육현장과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들어 봐도 개학해야 한다, 연기해야 한다가 반반 정도라 결정이 쉽지 않겠지만 학교가 새로운 집단감염 발원지가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추가 연기를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추가 개학 연기가 되면 수업일수 단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3주가 연기됐을 때는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줄이는 형태로 수업일수를 맞출 수 있었지만 4월 초까지 연기되면 법정 수업일수(유치원 180일, 초중고 190일)를 맞추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간고사 등 학사일정 변경도 불가피하며 입시 일정 전체가 연기되는 안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개학을 추가 연기하면)1학기 수업결손 문제도 있고 이어서 수능 연기 등으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와 연관되기 때문에 여러 복잡한 연쇄 문제들이 많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3주간의 개학 연기 기간을 방학으로 받아들여 정리해 온 사립유치원의 원비 환불 문제나 휴원에 동참해 온 학원들의 추가 손실, 학교 비정규직의 생계 문제 등도 정부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따라 교육부의 추가 개학 연기 결정이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15일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개학을 언제 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학을 하게 되면 철저한 생활방역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에 오는 모든 학생들을 상대로 발열 감시를 해야 되고, 등교 전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등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발열 직전 바이러스 노출로 인해 환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밀집된 수업 방식을 변화하고 언제든 손을 씻고 손 세정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또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사용해 귀가를 하고 의료기관에 가는 등 시스템이 갖춰지도록 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모든 것은 학교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다중이 모이는 공간에서 모두 지켜져야 할 생활 방역이며 이것이 생활화되는 것이 '사회적 거리 두기'의 완성이라고 권 부본부장은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이현정 기자 edu@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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