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완치’ 관건은 정확한 검사·풍부한 수술 경험
갑상선암 치료
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이중 악성 결절을 갑상선암이라고 한다. 갑상선에 생기는 결절의 5~10%가 갑상선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선암은 우리나라에서 4대 암에 포함될 만큼 흔히 진단되고 치료받는 질환이다. 비교적 조기에 진단이 돼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잘 되는 편이다. 완치를 위해선 ‘정확한 검사’와 ‘풍부한 수술 경험’이 기본이다. 이와 함께 수술 이후에 생길 수 있는 음성변화, 흉터, 삼키면 불편한 증상, 부종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환자 만족도가 높아진다.
수술 후 목소리 쉬지 않게 하려면
후두신경·부갑상선 잘 보존해야
겨드랑이·입술 안쪽 절개법 시도
내분비내과·외과 등과 다학제 진료
■정확한 검사와 풍부한 경험
갑상선암 검진을 위해 처음 방문하는 곳은 ‘정확한 진단’을 하는 내분비내과이다. 지금은 초음파가 많이 보급되어 어디에서나 쉽게 검사를 받지만, 이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고신대복음병원 최영식 갑상선센터장(내분비내과 교수)이 1996년 국내 최초로 초음파 세침흡인 세포검사를 시행한 이후 이 검사법이 전국적으로 보편화됐다.
내분비내과는 병리과와 협업을 통해 세침흡인 세포검사 결과를 바로 그날에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영상의학과에서는 고해상도의 초음파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갑상선암 병기까지 진단이 가능하다. 한 번의 내원으로 신속 정확하게 갑상선암을 확인하고 병기까지 알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
갑상선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수술 전 검사에서 확인된 결절의 크기와 악성 여부,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갑상선암의 종류가 확인되면 최대한 빠르게 수술 절차를 밟아 환자의 불안감을 줄여준다.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선 암조직을 안전하게 제거해야 한다.
갑상선암 수술에서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줄이는 것도 관건이다. 수술 후에 목소리가 쉬지 않게 후두신경을 보존해야 하고 칼슘을 조절하는 부갑상선을 안전하게 잘 남겨야 한다. 이 부분은 아직도 집도의의 경험과 숙련도에 의지하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최첨단의 성대신경 모니터링 장비와 부갑상선을 찾는 영상기기가 사용되고 있다.
드물지만 수술 후에 음성이 변하는 경우를 대비한 것이 음성클리닉이다. 수술 전에 음성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음성 변화를 예측하며 적절한 음성치료를 통해 본래의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음식을 삼킬 때 목에 뭔가 걸려있는 불편함과 삼키면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 전문 재활사가 도와주는 곳이 삼킴 재활클리닉이다.
최영식 갑상선센터장은 “최신 영상 장비와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합병증 제로 갑상선암 수술’에 도전하고 있다. 그 결과 해마다 전국에서 갑상선 수술 잘하는 병원 톱 10에 우리 병원이 들어 있으며, 해외의 유명한 의료기관에서 강의 초청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겨드랑이, 유륜, 입술 안쪽 절개법
갑상선은 목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술하면 목 앞부분에 상처가 남는다. 눈에 잘 띄는 곳이라서 특히 여성 환자들은 흉터가 남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흉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겨드랑이, 가슴 유륜, 또는 귀 뒤 절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랫입술 안쪽으로 절개하는 경구강 수술법도 소개됐다. 특히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를 도입해 매우 정밀한 수술도 가능해졌다.
목 앞에 피부 절개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성형외과 의료진과 협업한다. 성형외과팀이 수술 상처를 봉합하고 수술 후에 레이저 장비를 이용, 상처가 거의 보이지 않게 관리해 주기도 한다. 이 흉터 클리닉은 젊은 여성에게 만족도가 매우 높다.
갑상선을 양측 모두 제거한다면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권유한다. 이는 수술이 잘 되었다 해도 미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갑상선 조직이 남아 있어서 생길 수 있는 재발과 전이를 예방하고자 먹는 약을 처방하는 치료법이다.
때에 따라 며칠 격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특별한 입원실이 필요하다. 고신대병원 갑상선센터는 이 병실 가동률이 전국 톱10에 들 정도로 좋은 시설과 많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들어 소아 환자가 갑상선암 진단을 많이 받는다. 소아는 성인과 달라 특별히 관리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의 협진이 필요하다. 재발암이나 드물지만 수술이 어려운 암이라면 약물치료, 방사선치료, 면역치료, 표적치료 등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최영식 갑상선센터장은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병원은 많지만, 우리 센터는 정확한 진단에 이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수술 이후에 재활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토탈 케어를 해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되어 있다”면서 “한번 내원으로 한 공간에서 초진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수술일정과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 계획까지 모든 스케줄을 잡을 수 있는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가 장점이다”고 말했다.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하는 환우회에서는 갑상선암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환우회 주관으로 세미나를 개최해 갑상선 질환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을 공유하는 기회를 받게 된다.
암 치료는 여러 진료과에서 다학제 진료를 하는 것이 추세다. 고신대 복음병원 갑상선센터도 내분비내과, 외과, 이비인후과, 핵의학과, 성형외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이 긴밀하게 협업 중이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