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아름다운 경남과기대 ‘사월로’, 도로명 바꿔야 하나?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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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빠른 개화, 지난 10년 사이 최소 10일 앞당겨져
‘삼월로’로 변경?



경남과기대 캠퍼스 내 봄철 가장 아름다운 도로인 ‘사월로’ . 경남과기대 제공 경남과기대 캠퍼스 내 봄철 가장 아름다운 도로인 ‘사월로’ . 경남과기대 제공

경남과학기술대(총장 김남경) 캠퍼스 내 봄 개화기에 가장 아름다운 도로인 ‘사월로’ 이름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기후온난화에 따라 이곳 벚꽃나무의 꽃피는 시기가 3월로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경남과기대는 2007년 클린캠퍼스 운동의 하나로 캠퍼스 내 도로와 공원에 이름 공모전을 개최, 학내 표지판 설치 작업을 완료했다.

당사 공모전에서 100년 가량의 고목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쥬라기 공원’과 4월 벚꽃 필 무렵에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뜻을 담은 ‘사월로’가 공동 대상을 받았다.

그런데 2009년 4월 5일 찍은 사진과 2020년 3월 25일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사월로’의 벚꽃 피는 시기가 최소 10일 가량 앞당겨졌다.

2007년 당시 사진을 보면 4월에 꽃봉오리를 맺고 4월 중순까지 활짝 피었다. 덕분에 ‘사월로’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갖게 됐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올해는 3월 하순에 이미 ‘사월로’ 벚꽃이 절정에 달했고, 정작 4월에는 벚꽃이 지는 상황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에 경남과기대 한 교직원은 “해마다 벚꽃 개화 시기가 앞당겨져서 ‘사월로’의 낭만이 곧 잃을 것 같다” 고 말했다.

이런 영향으로 불과 10년 사이 이 도로명을 ‘삼월로’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학내 심어진 4만 3천여 그루를 잘 가꾸고 보존해서 교직원과 재학생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도심 속 공원 같은 대학, 우리나라 ‘학교 숲’ 모델이 되는 브랜드로 키우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편 기상청이 발간한 ‘2019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2010~2019)의 연평균기온은 평년값(1981~2010)에 비해 0.5℃ 높았다.

2014년 이후 연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낮은 해가 없었다.

지난해는 폭염으로 연평균 기온이 13.5도를 기록, 평년(12.5도)보다 높았다. 이는 2016년(13.6도)에 이어 1973년(전국 관측 시작) 이후 2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지구 온난화도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연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상위 10개 연도 중 7개가 2000년대 이후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올해 전국 1월 평균기온이 관련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2.8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평년보다 3.8도 높은 것으로 직전 기록은 1979년의 1.6도였다. 지난 겨울은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1월을 보낸 것이다.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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