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2지구 ‘본궤도’…4차산업 첨단산단 갖춘 ‘부산의 새 심장’ 시동 걸렸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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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센텀2지구 사업지 내 그린벨트 162만㎡(49만 평)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시가 2017년 9월부터 5번째 도전 끝에 이룬 것이다. 전체 사업지의 84%가 그린벨트다. 센텀2지구가 들어설 해운대구 반여·반송·석대동 일대. 김경현 기자 view@ 26일 중앙도시계획심의위원회가 센텀2지구 사업지 내 그린벨트 162만㎡(49만 평)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시가 2017년 9월부터 5번째 도전 끝에 이룬 것이다. 전체 사업지의 84%가 그린벨트다. 센텀2지구가 들어설 해운대구 반여·반송·석대동 일대. 김경현 기자 view@

말 그대로 ‘4전 5기’였다. 26일 오후 5시 넘어서까지 세종시 국토부 5층 회의실 밖에서 중앙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을 기다리던 부산시 간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는 2017년 9월 신청 이래 5번의 심의 끝에 이뤄진 것이다. 부산시, 부산도시공사, 풍산, 지역 정치권이 지역 여론을 바탕으로 공조해 거둔 성과다. 이달 방산업체 (주)풍산과 국방부 간 공장 이전 협의가 완료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부산시는 센텀2지구를 4차산업혁명의 선도산단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풍산 이전 과정의 특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공공기여 협의도 진행될 예정이다.


반여·반송·석대동 191만㎡

IT·신해양산업 등 시설 입주

8만 개 일자리·2027년 완공

풍산-국방부 공장 이전 협의

그린벨트 해제 결정적 역할

특혜 시비 ‘공공기여’로 해결



■4차산업혁명, 8만 개 일자리

센텀2지구는 해운대구 반여·반송·석대동 일원 191만㎡(58만 평)에 추진되는 사업이다. 정식 명칭은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이름대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정보통신기술, 첨단신해양산업, 융합부품 소재, 영상·콘텐츠 등의 시설이 입주한다. 제조업이 쇠퇴하고, 서비스업은 비대한 지역 산업구조를 4차 산업혁명에 맞게 개편할 중심지다.

부산시는 이 사업으로 8만 4000개,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도심 산단으로서 접근성이 탁월하고, 주변 산단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군 관련 시설로 인한 주민 불편과 도심과의 단절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린벨트 해제로 센텀2지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부산시는 내년 상반기 산업단지계획을 승인받고, 내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7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풍산 공장 이전은 2024년까지 마무리짓는다.

기존 토지이용계획을 보면 전체의 27.7%가 산업시설용지다. 유상공급면적의 69%다. 또 절반이 넘는 52.8%가 공공시설용지인데, 특히 공원·녹지가 그중 20.1%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보통 산단은 공공시설용지 비율이 40% 정도인데, 센텀2지구는 50%가 넘어 월등히 높다”며 “센텀시티처럼 주거단지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도 하지만 센텀2지구에서는 근로자용 주거시설(공동 4.8%, 단독 1.2%)이 4%에 불과하고 세대수도 3000세대 미만이다”고 밝혔다. 그린벨트 해제 과정의 조건에 따라 토지이용계획은 소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센텀2지구는 부산시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10대 부산대개조 프로젝트 중 하나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선거 공약(부산테크노밸리)이기도 하다. 센텀2지구 사업지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윤준호(해운대을) 국회의원은 “그동안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협의 과정이 어려웠지만 해운대구민과 부산시민에게 큰 선물을 안겨 드린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센텀2지구는 앞으로 부산의 새로운 심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공백’ 제거 결정적

센텀2지구 전체 사업지의 84.8%가 그린벨트다. 순수 산업단지(165만 7000㎡·50만 평)만 놓고 보면 98%에 달한다. 부산시는 2017년 9월부터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 그린벨트 해제를 신청했다. 그때를 비롯해 2018년 2월, 2018년 9월, 2018년 12월까지 모두 4차례 유보됐다. 이번 5차 심의까지 공백이 긴 것은 그동안 여론수렴, 개발 계획 수정, 감사원 감사 등을 거치며 꼼꼼히 보완했기 때문이다. 4차 심의에서는 지역 공론화, 산업용지와 녹지 추가 확보, 용적률 인하 등이 지적됐다.

실마리는 의외의 곳에서 잡았다. 바로 지난해 9월 감사원의 국방부 감사 결과다. 감사원은 당시 “센텀2지구 사업 예정지 내 풍산 부산사업장이 군수산업을 유지하려 한다면 국방부는 대체부지 확보 등 전력공백 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했다. 일각에서는 센텀2지구가 ‘지연’ 수준을 넘어 ‘좌초’했다고 평가했지만 부산시는 ‘역발상’을 했다. 풍산 대체부지만 마련된다면 센텀2지구가 추진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센텀2지구 사업지의 53%(102만㎡·31만 평)가 풍산 터다.

곧바로 센텀2지구 추진전략을 ‘선 풍산 대체부지 결정, 후 그린벨트 해제’로 수정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대체부지를 정하는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전 후보지로 부산 시내 17곳을 검토해 3곳으로 압축했다. 지난 10일부터 풍산과 국방부가 그 후보지를 놓고 실무 협의를 벌인 끝에 지난 23일 결론을 냈다. 센텀2지구 사업 추진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되는 순간이었다. 부산시는 이날 곧바로 국토부에 센텀2지구 그린벨트 해제 심의를 다시 요청했고, 사흘 뒤인 26일 해제가 결정됐다.

■풍산 이전 따른 공공기여

센텀2지구의 발목을 잡는 것이 또 있다. 풍산 특혜 시비가 그것이다. 방위산업(탄약 생산)을 이유로 국가로부터 토지를 싸게 불하받은 풍산이 공장을 옮길 경우 막대한 차익을 본다는 게 요지다.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에 따르면 풍산은 5000억 원(평당 160만 원×31만 평)에 육박하는 보상금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1981년 국방부가 이 땅을 풍산에 매각할 때는 약 260억 원이었다. 단순하게 보면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큰 매각 차액이 예상된다.

국방부 협의 때 막판까지 논란이 됐던 것도 특혜 시비였다. 전력 공백 방지를 위한 3개 이전 후보지에 대한 실무 검토는 일찌감치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논의의 초점은 ‘공공기여’로 모아졌다. 논란 끝에 국방부에 대한 감사원 지적은 ‘전력 공백’에 대한 것이었던 만큼 풍산과의 공공기여 협의를 부산시가 맡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그 결과를 요약한 것이 지난 23일 부산시와 풍산, 부산도시공사(시행자)가 서명한 양해각서(MOU)다. ‘풍산은 지역사회 발전과 공공기여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매매차익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보다는 포괄적으로 열어두는 것이 공공기여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공공기여 규모와 형식은 부산시와 풍산이 계속 협의해야 한다. 다만 풍산 노조 등에서는 공장 이전에 부정적이고, 공공기여를 불신해 갈등의 여지는 있다.

김마선·김덕준 기자 msk@busan.com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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