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 정착… 약국 줄서기 사라졌다
시행 한 달째인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점차 정착되고 있다. 마스크 5부제 시행 초기 평일에도 약국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형성되던 긴 줄이 사라지면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해 불만을 터뜨리던 시민들도 차츰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았다.
공급량 한 달 전과 비슷하지만
재고 넉넉해 여유롭게 사고팔아
사재기 불안감 사라진 덕분
“필요한 사람부터” 의식도 한몫
9일 오후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려 주는 ‘마스크 알리미’를 본 시민 김 모(45) 씨는 깜짝 놀랐다. 주변 약국 10곳 중 6곳에 100장 이상, 3곳에 30~99장 그리고 나머지 1곳에 2~29장의 재고가 남아 있었다. 김 씨는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에 가서 줄을 서지 않고 곧바로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었다. 김 씨는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대책 없이 기다려야 했던 한 달 전과는 천지 차이”라고 말했다.
부산시와 약국 등에 따르면,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지 한 달째인 9일 부산 시내 약국 대다수에는 줄을 서거나 사람들이 몰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일부 약국들은 마스크 재고가 여유로워 따로 판매 시간을 정하지 않았다.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한 약국 관계자는 “기존에는 마스크가 입고된 이후 오전이나 오후에 특정 시간을 정해 판매했으나 최근에는 마스크가 남는 경우가 많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판매하고 있다”며 “오히려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하라고 홍보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줄서기가 줄어들고 마스크 재고가 여유로워진 이유는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달 9일 첫 시행된 마스크 5부제는 지정된 날에만 마스크를 1인당 최대 2장까지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마스크 알리미를 통해 실시간으로 마스크 재고 현황을 알려 주고 있다.
이로 인해 마스크 사재기 등이 사라지고 ‘약국에 일찍 가지 않으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다’는 심리적 불안감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스크 5부제 시행 초기에는 ‘마스크를 꼭 사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 시민들이 너나없이 마스크를 사러 나와 큰 혼잡이 빚어졌다.
여기에다 ‘마스크가 꼭 필요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시민 의식도 작용하면서, 일부 시민들은 일부러 마스크 구매를 자제하기도 했다. 특히 부산지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소강 상태를 보이고, 정부가 마스크 가격폭리·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강력히 단속한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에 17일째 지역사회 감염자가 생기지 않고 있는 것도 시민의 심리적 안정감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9일부터 이번 달 8일까지 부산지역 약국 1400여 곳과 농협 하나로마트, 우체국 등에 공급된 마스크는 1219만 9000여 장으로, 하루 평균 약 40만 6000여 장에 달한다. 5부제 첫날인 지난달 9일 38만 6610장이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마스크 공급량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 김 형 기자 moon@busan.com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