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다시 꺼낸 與… 문 대통령 ‘부산 공약’ 속도 낼까
건강한 선택 4·15 D-5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8일 부산을 방문, 수면 아래 있던 신공항 이슈를 다시 끄집어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대선 당시 부산 지역 공약의 이행 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문 대통령의 ‘부산 1호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동북아 해양수도’라는 비전 아래 6개 분야에 걸쳐 만들어진 부산 공약 중 해양선박금융공사와 원전 안전성 확보 공약은 상당한 진척도를 보였지만, 나머지는 진행 중이거나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선 당시 공약 이행 여부 눈길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원전 안전성 확보는 ‘진척’
관문공항 건설·북항 재개발
해양신산업벨트 등은 ‘제자리’
■해양진흥공사 1년 만에 설립
6개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이다. 해운 산업 육성을 취지로 한 공사는 현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인 김영춘 장관의 주도 아래 한국해양진흥공사로 명칭을 바꿔 2018년 7월 설립됐다. 공사에 신용보증 기능이 없어 선사에 긴급 경영자금을 지원하는 데 제약이 많다는 지적 등 운영상의 과제는 아직 산적해 있지만, 외형적으로는 공약이 이행된 상황이다.
원전 안정성 확보 공약 역시 격렬한 찬반 논란 속에서도 일단 공약 당시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등 신규 원전 6기 건설이 중단됐고,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을 금지한다는 정부 방침도 바뀌지 않았다. 탈원전 시대에 대비한 원전해체센터 입지는 부산·울산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탈원전 공약은 관련 산업 침체 등으로 공약 자체의 적적성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립지진방재센터 설치 등 안전·방재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지진 연구 특성화 대학 운용 등은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다.
■속도 더딘 북항재개발
북항 재개발 사업의 경우, 지난해 3월 통합개발 추진단이 출범해 올해 2월 마스터플랜을 발표했고, 자성대부두의 2단계 개발도 현재 사업시행자를 공모 중이다. 오는 2022년 목표인 기반시설 공사는 현재 큰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북항재개발의 성공을 가늠할 랜드마크 부지는 13년째 개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표류 중이며, 기반시설 위에 지어질 상부 시설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 정해지지 않은 곳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북항재개발 사업과 연계한 각종 장밋빛 청사진들은 아직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신공항 등은 ‘제자리걸음’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문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비전의 핵심 고리다. 문 대통령은 해당 공약에서 김해신공항에 대한 검토 후 적절성을 확인하면 김해공항을 관문공항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고, 국토교통부는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가덕도 신공항을 다시 들고나오면서 이 문제는 일단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현재 진행 중인 국무총리실 검증에서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날 경우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건강도시 부산’ 공약의 핵심인 청정 식수원 확보 역시 진척이 더디다. 부산·경남 공동 물관리 기구 구성은 불투명해졌고, 광역상수도 역시 손에 잡히는 성과는 없다. 다만 환경부-부산-경남이 지난해 8월 통합물관리 협약을 체결한 뒤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전국 최초의 ICT 기반 공공실버 시범단지 설립, 국립치매 및 요양병원 설립 등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