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의 '기생층' 언어유희…네티즌은 "갑자기 선 넘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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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소유 반지하의 리모델링 사례.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SH공사 소유 반지하의 리모델링 사례. 서울주택도시공사 제공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반지하 공간에 더는 사람이 살지 않게 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용한 '기생층'이라는 표현에 대해 누리꾼들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29일 SH공사는 현재 보유 중인 다세대·다가구 매입임대주택의 반지하 공간에 거주하는 세대를 지상층으로 옮기고, 빈 반지하는 창업교실, 우편·택배 보관소, 주민 커뮤니티 등 복지 시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반지하가 있는 노후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철거하고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사는 이렇게 바뀔 반지하 공간을 '기회가 생기는 층'이라는 의미에서 '기생층(機生層)'이라고 명명했다. 아카데미 수상작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반향을 일으켰던 반지하 공간의 탈바꿈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생층'이라는 네이밍은 일부 누리꾼으로부터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관련 기사 포털사이트 댓글란에는 "아무리 뜻이 좋아도 기생충이 떠오르게 짓다니" "다른 건물 반지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기생충이냐" "도대체 누가 무슨 생각으로 작명한건가" "조롱하는거 아닌가" 등 비판이 이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도 "갑자기 선 넘네" "제정신인가" "적당히를 모른다" "좋은 취지를 이름으로 말아먹는다" "억지로 갖다 붙였다" "의도는 좋은데 이름이 다 말아먹는다"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선 많이 안 좋게 들린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국내 모든 반지하 시설을 주택공사가 없앨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반지하에 살아갈 사람들을 비하할 수 있는 네이밍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해 공감을 얻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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