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사라진 마천 토종벌 복원 사업
함양군, 20억 들여 씨벌 육성
경남 함양군이 명품 토종 마천 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토종벌 복원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함양군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지리산 함양 토종벌 복원 육성사업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2010년 토종벌에 치명적인 낭충봉아부패병이라는 바이러스가 전국을 휩쓸고 가면서 함양 마천에도 바이러스를 피하지 못하고 전멸했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함양 마천 농가들은 매년 토종꿀로 130여억 원의 소득을 올리며 토종꿀 주산지로 명성을 떨쳤다. 10여 년 전 함양 마천에서는 731 농가가 2만 2000여 군(1군 벌 2만 5000~3만 마리)의 토종벌을 키웠다.
토종벌 전멸 후 함양군은 토종벌 증식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3년에는 전국 청정 지역을 찾아 토종벌 씨(종)벌 100군을 들여다 키웠다. 그러나 낭충봉아부패병의 바이러스가 멸균되지 않아 전멸했다. 지난해에도 함양 청정지역을 대상으로 3개년 계획을 세웠다. 4농가를 시작으로 64농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들여다 키운 씨벌 80~100군이 또 전멸했다. 함양군은 이번 씨벌 전멸은 낭충봉아부패병이 아닌 습도의 문제인 것을 확인했다.
함양군은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확산 10여 년이 지난 최근 전멸했다고 판단해 올해는 마천지역에 새롭게 씨벌을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사업비 20억 원을 투입해 씨벌 3만여 군을 키우기로 했다.
씨벌은 과거 토종벌 생산을 했던 생산자와 단체, 증식보급에 이바지한 농가나 작목반 등에 공급한다. 저항성 토종벌의 입식과 증식은 물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인프라 구축, 브랜드와 소포장재 개발, 토종벌 질병 예방과 방제, 농가 증식기술 향상 컨설팅 등도 지원한다.
함양군은 오는 8월 토종벌 복원을 위한 추진 계획을 수립해 적응능력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 9월에는 2021년 본예산을 확보해 내년도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11월에는 증식용 토종벌의 적응능력을 확인하고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과 적응력이 우수한 씨벌의 공급을 확대해 지리산 함양토종꿀의 옛 명성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춘수 함양군수는 “마천면 인근 지리산에서 생산된 토종꿀은 청정지역 야생 꽃과 약초꽃 등에서 채취한 천연 보약 성분으로 명성이 높았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토종벌 농가 경쟁력을 되찾아 마천 토종꿀의 옛 명성을 되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
류영신 기자 ysryu@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