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부산관광 활성화 열쇠는 ‘스마트’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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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관광은 오버투어리즘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오버투어리즘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모습. 오른쪽 작은 사진은 지난 15일 부산 영도구 관광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스마트관광 포럼’. 부산일보DB 스마트관광은 오버투어리즘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오버투어리즘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모습. 오른쪽 작은 사진은 지난 15일 부산 영도구 관광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스마트관광 포럼’. 부산일보DB

코로나19 사태로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이 변화하고 있다. 관광 분야는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영역 중 하나다. 코로나 이전처럼 해외여행이 일상화된 사회는 적어도 수십 년 간 복구되기 어려울 거라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에 도시가 발 빠르게 적응한다면 재편된 관광산업의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 관광 전문가들이 ‘스마트관광’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부산관광공사 ‘스마트관광 포럼’

향후 단체 가이드 관광 퇴보

위생·안전 스마트도시 각광 전망

오버투어리즘 극복 효과도 기대

“빅데이터 활용 법적 토대 필요”


■코로나 이후 관광의 변화는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15일 영도구 관광기업지원센터에서 ‘스마트관광 포럼’을 개최했다. 관련 학계와 관광업계 종사자 등 80여 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포럼에서 경희대 스마트관광원 정남호 교수는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스마트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언택트(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고 봤다. 몇 달 전만 하더라도 20~30대 젊은층의 전유물이었던 음식점 내 키오스크나 스마트폰 배달 앱 등이 중·노년층에까지 빠른 속도로 보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언택트 트렌드는 관광산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전처럼 수십 명씩 짝을 지어 관광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는 단체 가이드 관광은 앞으로는 찾아보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정 교수는 관광객들이 비접촉 기술을 통해 위생 수준이 높은 안전한 지역의 관광을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행객의 지속적 신뢰를 얻는 지역만 생존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런 측면에서 스마트도시는 관광산업의 미래다. 스마트도시는 첨단 ICT 기술을 이용해 도시 생활 속에서 유발되는 교통, 환경, 주거 문제 등을 해결해 시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다.

정 교수는 “스마트도시에 관광객이 없다는 건 오해”라며 “오히려 해외 성공사례를 보면 관광 관련 행정당국이 스마트도시의 구축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오버투어리즘도 극복

관광 트렌드가 개별관광, 체험관광 등으로 바뀌면서 관광객이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현지인처럼 체험하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문제는 관광객이 현지 주민과 섞이면서 임대료·물가 상승, 교통체증 등 다양한 도시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스페인 바로셀로나, 이탈리아 베니스, 일본 교토 등은 물론이고 가까이는 부산 감천문화마을도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스마트관광이 적용된 도시는 관광산업의 아킬레스건인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정 교수는 “스마트도시는 도시 스스로 안전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구축하며, 적정한 수준의 여행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스마트관광도시로 주민과 관광객이 적정 수준에서 서로 어울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국제관광도시를 지향하는 부산도 향후 급증할 외래관광객을 감안하면 ‘관광시민’이라는 복합적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는 혁신의 열쇠

정 교수에 이어 발표에 나선 경희대 스마트관광원 구철모 교수는 ‘빅데이터를 통해 보는 부산관광’이라는 주제로 빅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구 교수는 미국 하라스호텔의 빅데이터 분석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LA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이 호텔은 26%의 카지노 고객이 호텔 매출의 82%를 창출한다는 데이터와 고객층이 전직 교사나 의사, 노년층 등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호텔 측은 이들에게 기존에 제공하던 호텔 숙박권과 무료 식사권 대신 카지노 칩을 제공함으로써 성공적인 마케팅을 실현했다.

구 교수는 이처럼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플랫폼 서비스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접근성을 높여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관은 민간이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토대를 만들어주는 역할부터 해야 한다”며 “예컨대 중국 관광객이 주로 사용하는 위챗 관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액세스와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또 “기업이 갖고 있는, 개방 가능한 데이터를 부산시의 관광 정책과 결합해 관광산업 육성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관광 빅데이터 분석 등 스마트 기술의 활용이 가능한 인재 육성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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