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만, ‘죽음의 바다’서 ‘해맑은 바다’로
깨끗해진 수질 점검·체험 위해
허성무 창원시장 물 속에 ‘풍덩’
1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앞바다(마산만)의 돝섬 해상유원지에서는 바닷물에 몸을 담근 10여 명이 헤엄을 치며 해안변을 돌았다. 수영에 자신 있는 ‘철인’ 사이에는 허성무 창원시장도 끼어 있었다. 창원시가 마산만의 깨끗해진 수질을 점검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마산만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마련한 자리였다.
허 시장은 마산만 수질이 크게 개선된 것을 확인하고, 마산만을 되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철인들과 함께 물속에 뛰어 들었다.
한때 ‘죽음의 바다’로 불렸던 마산만이 수영이 가능한 바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산업화와 연안 매립, 도시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수영이 금지될 만큼 수질이 크게 악화됐던 마산만은 2007년 연안오염총량관리제가 도입·시행된 이후 수질이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시는 △육상오염원 해양 유입 저감 △해양생태계 자정 능력 배양 △해양환경 과학적 관리 체계 구축 등의 3대 전략과 10개 중점 과제, 45개 세부 사업으로 된 ‘수영하는 해(海)맑은 마산만 부활 프로젝트’를 수립해 추진해 오고 있다. 오는 2023년 마무리될 이 프로젝트의 추진 목표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1.7ppm 달성이다.
마산만으로 유입되는 육상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도시 비점오염원 저감 사업, 마산어시장과 수산시장 세척수 저감대책, 하수처리장(덕동, 진해) 방류수 수질 개선, 하천 오수 유입 틈새 차단, 하수처리시설 확충과 하수관로 정비 등도 시행했다.
그 결과, COD가 2012년 2.27ppm, 2018년 2.20ppm에서 지난해에는 1.96ppm까지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4년 0.042ppm이었던 총인(T-P)도 2018년 0.038ppm, 지난해 0.032ppm으로 줄었다.
환경정책기본법 해양환경기준으로 COD 2.0ppm 이하의 경우 해양관광과 여가선용, 해수욕이 가능하다. 창원시가 최근 마산항 공유수면 내 5개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해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해수욕장 수질 기준 검사에서도 장구균과 대장균 등 검사 항목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시가 지난해 7월부터 전국 최초로 해양수질 개선을 위한 TF팀을 구성·운영하고 있는 데다 덕동·진해 물재생센터의 최종 방류수 수질과 하천 수질 등도 대폭 개선되면서 마산만의 수질 개선과 생태계 회복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그동안 내만에서 자취를 감췄던 해양보호생물인 잘피가 최근 돝섬 주변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시는 지난해 7월부터 6개월 간 환경지킴이 32명을 채용해 153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했고, 해양쓰레기 정화사업과 어업폐기물 처리사업 등을 통해 1074t의 해양쓰레기를 수거·처리했다.
시는 앞으로 기후환경보좌관을 신설해 환경정책의 정무적 보좌 기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특례시 승격 등에 발맞춰 기후환경국도 설치·운영할 방침이다.
허 시장은 “내년 5월을 ‘바다의 달’로 지정해 마산만을 살리기 위한 학술심포지엄을 열고, 철인 3종 경기 등을 개최할 수 있는 수질 여건을 갖추겠다”며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수질 개선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생태계 조사에도 동참해 민·관·산·학이 함께 ‘마산만 살리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찬원 마산만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 협의회 위원장과 이상용 한국생태환경연구소 소장, 양운진 경남대(환경공학) 교수 등 전문가와 환경단체 관계자, 시민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
이성훈 기자 lee77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