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굿둑 개방 뒤 뱀장어 귀환… 기수역 생태계 복원 ‘청신호’
낙동강 하굿둑 개방 3차 실증 실험으로 바닷물이 강물에 유입된 이후 하굿둑 상부 지점에서 뱀장어가 대량으로 발견됐다. 농어와 멸치 등의 어종도 발견돼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 생태계 복원에 하굿둑 개방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낙동강하구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이하 협의회)와 부산대 담수생태학 연구실 등은 지난 13일 낙동강 하굿둑 상부에서 뱀장어 15마리를 포획했다고 22일 밝혔다. 하굿둑 상부 3.9km 지점에서 8마리, 그보다 위쪽인 7.8km 지점에서 7마리가 잡혔다. 농어, 점농어, 멸치 등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수역에 서식하는 어종도 하굿둑 상부에서 함께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수생태계복원협’·부산대 공동
하굿둑 상부 생태계 조사 나서
‘개방 3차 실증’ 뒤 바닷물 유입
하굿둑 상부에서 15마리 포획
농어·점농어·멸치 등 어종 다양
“개방이 생태계에 긍정적” 기대감
해당 어종은 지난 4일 오후 하굿둑 9번 수문이 개방된 이후 바닷물이 낙동강에 유입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하굿둑 개방 전인 지난 4일 오전 조사에서는 하굿둑 상부 지역에서 뱀장어는 1마리만 채집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2018년과 지난해 하굿둑 상부 3.9km 지점에서는 한강과 금강 등에서 유입된 강준치만 8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하굿둑 3차 개방 이후 강준치 비율이 줄어들고 어종이 다양해진 것으로 확인돼 예상보다 생태계 복원 속도가 빠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현재 하굿둑 상부 8~10km 지역까지 염분이 저층에 분포한 상황이고, 지난 13일 강우로 표층부 염분은 약간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한 어종이 발견되면서 지속적인 하굿둑 개방이 낙동강 하구 생태계 복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대 담수생태학 연구실 주기재 교수는 “이러한 변화는 기수역 생태계와 어업을 회복할 수 있는 신호로 볼 수 있어 하굿둑 개방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하굿둑 건설 이전 기수역 생태계로 상당 부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그동안 23차례 조사를 통해 채집한 어류에 대한 생태 자료를 축적했다.
협의회와 부산대 담수생태학 연구실, 한국어촌사랑협회 등은 24일 오전에도 낙동강 하굿둑 상부에서 뱀장어 서식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어류 조사 결과는 현장에서 공개된다. 협의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수자원공사, 환경부 용역팀, 부산도시환경연구소 등과 협력해 하굿둑 개방 효과를 계속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낙동강 하굿둑 개방 3차 실증 실험은 예전과 다르게 한 달 동안 진행된다. 앞서 1차 개방은 지난해 6월 6일에 38분 동안 이뤄졌고, 2차 개방은 지난해 9월 17일 51분간 진행됐다. 3차 개방은 시간이 길어진 만큼 뱀장어 등 어류 서식 여부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 조사 범위를 하굿둑 상부 7.8km 지점까지 확대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