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양산·의령·울산 정수장서도 유충 발견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의 발원지인 인천 공촌정수장뿐 아니라 경남·울산 등 전국 총 7개 정수장에서 유충 등이 일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부산 2개를 포함해 12개 정수장은 방충망 등 유충 유입을 방지하는 시설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환경부는 전국 정수장 49곳을 이달 15일부터 17일까지 긴급점검한 결과 인천 공촌·부평정수장뿐 아니라 경기 화성, 경남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의령 화정, 울산 회야정수장 등 7곳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환경부, 전국 47곳 긴급점검
모두 7곳서 소량의 유충 검출
수돗물에서는 인천에서만 나와
부산 의심 신고 늘어 19건
싱크대 등 외부 유입 추정
인천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소량 발견됐을 뿐, 정수 공정을 거친 배수지와 수돗물 사용 세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남도와 김해·양산시도 경남 3개 정수장(김해 삼계·양산 범어·의령 화정) 여과 과정에서 수생생물이 각 2~7마리 발견됐지만 활성탄지 세척 등 조치를 마쳤고, 배수지 등 수돗물 공급과정에는 이상이 없어 수돗물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12개 정수장은 유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유충 유입방지 시설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덕산정수장은 창문이 파손됐고, 화명정수장은 방충망이 설치되지 않았다. 김해 삼계·양산 범어·양산 신도시정수장도 방충망 미설치 등이 지적됐다.
이번 긴급점검 대상 정수장 49곳은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활성탄지가 설치된 곳이다. 활성탄은 목재, 톱밥 등으로 만든 탄소물질로, 오존과 함께 미량유해물질과 수돗물의 맛·냄새물질 제거를 위한 고도정수처리 과정에 쓰인다. 환경부는 인천 사태의 경우 활성탄지에서 부화된 유충이 걸러지지 않고 정수장, 배수지를 거쳐 가정까지 공급됐다고 보고 전문가 합동조사단을 꾸려 정밀조사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적된 정수장에 대해 23일까지 보완 조치를 완료하고 보고하도록 했다. 또 활성탄지 없이 표준처리공정만 거치는 일반 정수처리장 435곳도 지난 17일 긴급 전수조사를 시작해 이번 주 내 조사를 마칠 예정이다.
서울, 부산 등 인천 외 다른 지역에서 제기된 수돗물 유충 민원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환경청, 유역수도지원센터 등이 공동으로 현장조사한 결과 수돗물 공급 과정의 문제가 아니라 하수구나 배수구 등 외부에서 발생된 것으로 추정했다.
부산에서는 20일 하루 동안 수돗물 유충 의심 민원 8건이 추가로 접수돼 이달 14일부터 누적 신고는 19건으로 집계됐다. 실제 유충이 확인된 건은 10건이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는 유충이 세면대, 싱크대 등에서 발견됐고, 실제 공급 수돗물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이날 전국 17개 시·도에 민원이 접수되면 발생 원인 등을 분석해 홈페이지 등에 정보를 신속히 공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활성탄지 사용·관리 지침을 비롯한 ‘고도정수처리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환경부 내 수돗물 유충 대응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김길수·정태백·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