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정치철학자 홉스의 인생과 신념
홉스 / 엘로이시어스 마티니
〈홉스〉는 서구 근대 정치철학의 토대를 마련한 영국 홉스(1588~1679)의 전기다. 홉스는 인간의 힘을 뛰어넘는 아주 강한 동물을 ‘리바이어던’으로 표현했는데 그것은 국가였다. 그는 국가의 필요성과 탄생을 예견했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이 벌이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을 통제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과도기 사상가였다. 그는 오늘날 같은 국가가 아니라 ‘인민의 양도와 승인에 의한 절대 왕권’이 필요하다고 했다. 어중간했다. 인민을 말한 민주적 전제는 급진적이었으나, 왕권을 말한 절대주의적 결론은 반동적이었던 거다. 이 때문에 홉스는 왕당파와 의회파 모두에게 배척당했다.
그는 많은 것들로 뒤엉켜 있는 인물이었다. 에스파냐 함대가 영국을 공격할 거라는 소리를 듣고 공포에 질린 어머니는 칠삭둥이 홉스를 낳았다고 한다. 공포와 그는 한 배의 쌍생아였다. 뭔가 좌충우돌하는 삶이 근대의 지평 위에 떠오르고 있었고, 그는 모순적일지언정 그것을 통일시키려 그 지평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기독교와 새로운 과학을 통일시키기 위해 신(神)도 물질이라고 봤다. 그는 ‘신을 믿는 유물론자’였다. 엘로이시어스 마티니치 지음/진석용 옮김/교양인/632쪽/2만 9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