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28도, 금정 34도… 부산 지역별 기온 5~6도 차이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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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2일 오후 휴가철을 맞아 많은 피서객들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2일 오후 휴가철을 맞아 많은 피서객들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이달 1일부터 부산 전 지역에 폭염경보가 내려졌지만 지역별로 기온이 5~6도가량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금정구 등 내륙 지역은 도시 열섬 현상이 겹치면서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기후 변화로 해마다 폭염 피해가 커지는 만큼 부산시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기상청은 4일까지 부산 낮 기온이 32도에 달하며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35도까지 오르는 등 날씨가 매우 더울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1일 오전 11시 부산에 폭염경보를 내렸다. 폭염경보는 일일 체감온도가 최고 35도 이상인 무더위가 이틀 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일 때 발령한다.


바다 맞닿은 동·해운대구 낮고

내륙에 있는 사상·부산진구 ‘열섬’

부산시 차원 종합대책 마련해야


부산 전체가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지만 내륙 지역은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 부산에 설치된 14개의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일 기준 부산에서 최고기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금정구(33.6도)였다. 섬이라 바다에 둘러싸인 영도구(28.3도)와 기온 차는 5.3도에 달했다.

이처럼 지역별 기온 차가 큰 이유는 해양도시인 부산의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바다와 맞닿은 영도, 동구, 해운대구 등지는 낮시간 해풍이 불면서 기온이 다소 낮아진다. 반면 내륙에 있는 금정, 사상, 부산진구 등은 산이 많고 열섬 현상이 겹치면서 달궈진 도심이 쉽게 식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지역별 최고기온을 살펴보면 동구와 중구에 걸친 북항(32.1도) 영도(32.3도) 남구(33도) 등 바다에 인접한 지역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사상구(36.2도), 금정구(35.7도), 부산진구(35.4도)처럼 바다에서 멀수록 최고기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에 올해도 폭염 피해가 예상되는 일부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금프리카(금정구+아프리카)’로 불리는 금정구는 지난해부터 교통섬에 파라솔형 그늘막 설치를 확대하는 등 관련 정책을 시행 중이다. 올 3월 ‘폭염 등 기후변화 및 환경영향분석 용역’을 시작했으며 12월에 나오는 결과를 토대로 상세한 관련 대책을 세울 방침이다.

하지만 해마다 폭염이 심해지는 만큼 부산시가 광역지자체 차원의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는 올 3월 ‘2020년 폭염 종합대책’을 발표해 야외 무더위 쉼터 운영,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냉방 용품 지원 등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단기적인 대책뿐 아니라 폭염에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민은주 사무처장은 “열섬 효과를 줄이고 폭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도심 속 공원과 녹지를 지금보다 많이 조성해야 한다. 기후 위기에 대비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중장기적 폭염 대책을 세우고 이에 맞는 예산과 정책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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