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머물던 선박서도 4명 집단감염…부산 항만발 '조용한 전파' 현실화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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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부산 감천항에 정박해 있는 영진607호 모습. 이 배의 선장인 부산 동래구 거주자 50대 남성이 이날 확진 판정(170번)을 받았다. [부산항운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4일 오후 부산 감천항에 정박해 있는 영진607호 모습. 이 배의 선장인 부산 동래구 거주자 50대 남성이 이날 확진 판정(170번)을 받았다. [부산항운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

부산 항만발 코로나19 집단발병이 해외유입 선박뿐 아니라 국내 머물던 선박에서도 발생하면서 항만발 집단감염의 지역사회 전파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사실상 항만발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부산항에 즉각대응팀을 파견했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감천항에 접안해 출항을 준비하던 국내 선박 영진607호에서 전날 선장(부산 170번) A 씨에 이어서 이날 확진자 3명이 더 발생했다. 추가 확진자 3명은 나머지 선원 12명(한국인 3명, 인도네시아인 8명, 베트남인 1명)과 한국인 경비 인력 2명 가운데 한국인 선원 1명, 인도네시아 선원 1명, 한국인 경비인력 1명이다.

부산시는 환자의 증상 발현일과 접촉자 조사 결과로 미뤄 영진607호에서 먼저 감염이 시작됐고, A 씨를 통해 부산 169번 환자로 전파됐을 것으로 파악했다. A 씨는 지난달 27일 부산 한 노래연습장에서 169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A 씨와 지난달 30일 부산 동구 유흥시설에서 접촉한 일행 중 1명도 경남 164번 환자로 추가 확진됐다. 이에 따라 영진607호 관련 확진자는 선박 종사자 4명, 접촉자 2명(부산 1명, 경남 1명)으로 늘었다.

영진607호는 이전에 집단감염이 나온 러시아 등 선박과 달리 지난해 7월 입항한 뒤 출항하지 않고 영도구 수리조선소에서 수리를 하고 지난달 31일 감천항 3부두에 접안했다. A 씨는 부산 동래구 자택과 선사, 선박을 오가며 근무했다. 외국인 선원들은 승선을 위해 입국한 뒤 14일간 격리기간을 거쳤고, 인도네시아 선원 8명은 지난달 11일, 베트남 선원 1명은 이달 2일부터 선박 근무를 시작했다. 영진607호는 당초 러시아 선박으로 알려졌으나 당국은 이날 국내 선박으로 정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170번 환자는 607영진호에서 업무 중에 감천항이나 주변에서 지역 감염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영진607호의 총 확진자 4명의 감염 순서는 추가 역학조사가 진행되어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46명 선원 집단감염이 발생한 러시아 선박 페트르원호 관련 지역사회 확진자도 전남에서 1명 추가로 나왔다. 페트르원호 수리에 참여한 근로자로, 지난달 23일 부산에서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뒤 전남 자택에서 자가격리 기간 중에 확진돼 전남 순천 4번 환자가 됐다. 페트르원호 관련 지역사회 누적 확진자도 선박 수리 종사자 10명(부산 8명, 경남 1명, 전남 1명), 가족 등 접촉자 2명 등 12명이 됐다.

방역당국은 영진607호 감염 사례를 볼 때 감천항 등 부산항 부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조용한 감염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즉각대응팀을 파견해 부산시, 국립부산검역소와 함께 항만 방역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영진607호 관련 감염 전파가 유흥시설, 노래연습장에서 이뤄져 이들 시설의 위험성도 다시 한번 확인됐다. 특히 A 씨가 경남 164번 환자와 접촉한 동구 유흥시설의 일행이 9명 정도인 데다 전자출입명부 의무화시설인데도 명부가 파악되지 않아 접촉자 파악이 늦어질 경우 추가 확산도 우려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시설은 법적 조치를 할 예정"이라면서 "감염예방을 위해 고위험시설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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