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제대 의대생 SNS '버스기사' 직업비하 논란…정부 '벼랑 끝 운전' 비유
30일 오후 온라인 일각서 논란…31일 오전 2시께 삭제 처리돼
의대 학생들이 정부의 의료정책을 비판하기 위해 개설한 SNS 계정에서 정부를 벼랑 끝으로 달려가는 '버스 기사'에 빗댄 게시물이 올라오며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직업 비하'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부산 소재 의과대학 중 한 곳인 인제대학교 의대 학생들은 'DO RIGHT'이라는 이름으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해당 계정에서는 인제의대 학생들의 동맹휴학과 수업 및 실습 거부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국가고시 거부, 릴레이 피켓시위 등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 중 한 재학생이 쓴 장문의 글과 그 내용을 '벼랑 끝 운전'으로 표현한 다섯 장의 그림 이미지가 논란이 됐다. 이 게시물에서 글쓴이는 자신의 지난 의대 생활과 함께 동맹휴학에 관한 자신의 심경을 밝히고,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정책에 대한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글쓴이는 '공공의대' 정책 관련 쟁점을 언급한 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 뻔한 이 정책을 미친듯이 몰고가고 있다. 온 국민을 태운 이 버스의 기사는 브레이크를 밟을, 핸들을 돌릴 생각도 없다"며 정부의 정책추진 과정을 '버스 기사'에 빗대었다. 이어 "그 앞엔 당장 버스를 멈출 방법을 도저히 찾을 수 없어, 손에 손 잡고 진을 치고있는 어떤 사람들이 있다"고 의사들을 표현하며 "당신의 원망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 버스기사에게 향할 것인가, 그 버스를 멈추려는 어떤 사람들을 향할 것 인가"라고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로 글을 끝맺었다.
이후 이 게시물에 두고 30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서는 자신을 현직 버스기사라 밝힌 한 이용자가 "이번 의사파업 정말 실망입니다"라며 문제를 제기한 후 논란이 크게 불거졌다. 그는 "본인들이 파업하는데, 왜 다른 직업군을 빗대어 자신들과 반대입장을 비하하는데 이용하는지 의문"이라며 "자신들의 직업이 존중받고 싶다면 타 직업을 존중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그는 "훌륭한 의사 선생님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파업을 비난할지라도 모든 의사를 비난해선 안된다"며 "마찬가지로 다른 직업군도 이유없이 비난받아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게시물은 31일 오전 2시께 삭제 처리됐다. 같은 시간 인제의대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을 소개하는 스토리 게시물 4건이 올라왔다. 이를 확인한 후 곧바로 계정 관리자에게 다이렉트메시지(DM)를 보내 논란이 된 게시물을 삭제 처리한 이유를 문의했으나, 관리자 측에서는 이에 답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의대생들이 벌인 '덕분이라며 챌린지'에 사용된 손 모양이 수어 비하라며 청각장애인들이 인권위에 집단으로 진정을 제기하는 등 논란이 되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서 "상심했을 농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성명을 내고 문제가 된 손 모양 사용을 중단한 바 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