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월성 원전 2·3호기 정지… 태풍 2개에 6기 멈췄다
7일 오전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2호기와 3호기가 잇따라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강타하면서 고리원전 내 원자로 4기(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잇따라 정지되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4일 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는 7일 “월성 2·3호기(가압중수로형 70만kW급)의 터빈발전기가 이날 오전 8시 38분(2호기), 9시 18분(3호기) 자동정지됐다”고 밝혔다.
40분 간격으로 터빈발전기 중단
위기경보 ‘경계’ 격상 C급 발령
원안위 “방사선 준위도 평상 수준”
현재 원자로 출력은 60%로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이번 터빈발전기 자동정지로 인해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은 없다고 한수원은 덧붙였다.
월성원자력본부는 “태풍의 영향으로 전력 설비에 이상이 발생함에 따라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설계적 특성으로 터빈발전기가 자동정지됐다”며 “원인을 정확히 조사한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날 월성 2·3호기에서 터빈 정지가 됐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 지역사무소에서 초기사항과 안전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터빈 정지는 태풍 ‘하이선’으로 인한 송전 관련 설비 이상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자로 출력은 60%로 안전상태이고 방사선 준위도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향후 발전소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북 경주에 본사가 있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이날 경주지역 태풍경보 및 태풍중심이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에 인접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날 오전 7시 22분 공단 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하고 ‘C급’ 비상을 발령해 비상태세 유지·대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월성핵발전소(월성원전)에는 영구정지 중인 1호기를 비롯해 2~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총 6기가 있는데, 이날 정지사고로 신월성 1·2호기를 제외하고 모든 발전소가 정지된 상황이다. (제9·10호)두 번의 태풍으로 고리와 월성에서만 가동 중이던 핵발전소(원전) 6기가 동시에 멈췄고, 정비 중인 발전소까지 포함하면 8기가 한꺼번에 멈추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3일에는 고리 2호기와 폐로 상태인 고리 1호기도 비상 디젤발전기가 가동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된 바 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태풍으로 인한 핵발전소의 잇따른 정지사고는 핵발전소가 예측가능한 안정적 에너지공급원이 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며 “(원전 정지)사고 발생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와 지진과 같은 예측불가능한 자연재해로 인한 핵발전소 안전대책을 점검하고, 핵발전소 대규모 정지에 대비한 대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현수 기자 songh@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