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판] "우리도 사람입니다"… '태풍 순찰' 강요에 울컥한 경비원
포항시 남구 A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한 경비원이 입주민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쓴 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경비원 B 씨는 최근 불어닥친 태풍 '마이삭' 당시 입주민들로부터 "순찰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울분을 터트렸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포항 어느 아파트 주민의 갑질'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입주민의) 욕설과 폭력으로 경비원을 비롯해 관리실 직원 전원이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입주민이 누군지 모르지만, 인성이 나쁜 듯 하다"며 B 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아파트 공지문과 관리실 직원이 쓴 듯한 공지문 등 2장의 사진을 첨부했다.
먼저 경비원 B 씨는 공지문에서 "태풍으로 인해 숨 쉴 틈도 없이 온몸이 파스로 도배를 하고 일을 하는데 정말 기가 차는 말을 들었다"며 "(새벽) '3시에 경비가 비바람 치는데 전등 들고 안 돌아 다닌다', '차 빼라 방송도 안 한다', '6시 되니 이제서야 돌아다닌다', '옥상 낙엽 치우지도 않고 도대체 뭐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등의 (입주민들의) 민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B 씨는 "3일 새벽 '안전이 우선이니 절대 나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대기하다가 6시쯤 순찰을 시작했다"라며 "경비 목숨은 10개쯤 되냐. 태풍이 경비원 따위는 피해 가냐, 저도 한 집의 가장이고 소중한 목숨이다. 바람 불어 지붕이 떨어지는데 저희가 나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고 말했다.
B 씨는 "저희 경비원들도 입주민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며 "명령이나 무시가 아닌 존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지문에는 A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보이는 이가 "입주민들이 욕설과 폭언, 문구를 던지는 등 심각한 민원으로 (관리실 직원) '전원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관리소장은 "태풍으로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관리실로 입주민이 방문해 '청소(낙엽) 미비 지적'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며 "입주민께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입주민인게 무슨 벼슬이라고 되는지", "사람이 어찌 저렇게 못났을까?", "갑질이 최고조다", "경비원 연봉을 1억을 주는가 보다", "전원 사퇴 잘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
장혜진 부산닷컴 기자 jjang5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