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파트값 4년 만에 최고 상승… 다시 규제지역 묶이나
부산 아파트 가격(주간 단위)이 4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특히 해운대 수영 등 이른바 ‘인기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어 다시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재지정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부산 부동산 업계에는 “시간문제일 뿐 결국 규제지역으로 묶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이런 와중에 부산의 전세가격은 한국감정원이 통계로 제공하고 있는 2012년 이후 최고로 상승했다.
10월 넷째 주 평균 0.3% 올라
해운대·수영구 0.66% 고공행진
연제구 0.63%·동래구 0.49%↑
패닉바잉·영끌·외지인 매입 작용
전세도 2012년 이후 최고 상승
국토부 “부산 상승세 예의주시”
한국감정원이 29일 발표한 ‘전국주택 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10월 26일 기준) 부산의 아파트 가격은 0.30%가 올랐다. 전국 최고 상승률이다. 두 번째는 0.27%가 오른 울산이다. 부산의 상승률은 2016년 10월 둘째 주에 0.34%가 오른 이후 최고로 많이 오른 것이다.
한국감정원은 “해운대구는 0.66%가 올랐는데 우·좌·재송동 등 입지여건 우수한 곳 위주로, 수영구(0.66%)는 망미·광안동 등과 수영동 재건축단지 위주로 올랐다”며 “연제구(0.63%)는 거제·연산동 신축 위주로, 동래구(0.49%)는 개발사업 기대감이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남구도 0.47%가 올라 상승폭이 컸다.
해운대가 0.66%가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11월 셋째~넷째 주에 0.69~0.71%가 오른 후 가장 많이 상승한 것이다. 물론 지역별 차이도 커 북구(0.08%) 강서(0.16%) 사상(0.15%) 등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산의 아파트 가격 이처럼 오르는 것은 ‘지금 집을 장만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심정에서 이뤄지는 패닉바잉(공황구매)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투자),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이 같은 추세가 지금 진정된다고 보기는 어려워 규제지역으로 가게 될 것 같다는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전세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부산은 이번 주 0.25%가 상승하면서 한국감정원이 통계를 제공하고 있는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구·군별로 살펴보면 △금정 0.40% △해운대 0.39% △수영 0.38% △연제 0.35% △동래 0.30% △남 0.29% △강서 0.29% 등의 순으로 많이 올랐다. 수도권의 심각한 전세난이 부산에서도 발생하지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은 “전세가격의 경우 금정구는 정비사업 기대감 있는 부곡동 위주로, 해운대구는 좌·우동 신축 위주로, 연제구는 정주여건이 좋은 연산동 위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청원도 등장했다. 부산의 한 40대 가장이라고 밝힌 사람은 “부산은 지난해 11월 조정지역 해제 후 1년도 안 돼 해운대는 집값이 30~50% 올랐고 현재도 매도호가가 경쟁하듯 오르고 있다”며 “이게 정상적인 국가인가. 방법이 없어 포기하는 건가”라며 ‘집값안정 포기한 것인가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역 등 규제를 위해서는 일정 조건이 있으며 최종적으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주정심이 언제 열리는지도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토부 또 다른 관계자는 “부산지역의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