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에게 듣는다] 14. 관절질환/서승석 해운대부민병원 병원장(영상)
“내비게이션 인공관절 치환술 정확도 높아”
서승석 해운대부민병원 병원장은 지난 26년간 6000례 이상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했다. 스포츠 의학과 재활 치료에도 일가견이 있다. 대한슬관절학회장을 역임했고 대한정형외과컴퓨터수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6000례 이상 시행
보존적 치료 반응 없으면 수술 필요
무릎 연골 ‘자가 세포 이식술’ 효과적
스포츠 손상 원인 젊은 층 환자 늘어
-대표적인 근골계 질환 중 하나가 무릎 관절 질환이다. 주로 어떤 원인으로 발병하나.
“무릎의 관절 연골은 움직임이나 흔들림을 완화해 주는 완충 기능과 보호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연골로 인해 상부 넓적다리뼈와 하부 넓적다리뼈는 서로 직접적으로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다. 연골은 심한 육체노동, 스포츠 경기 또는 과체중 등의 특정 상황에서 과도한 부하가 일어날 수 있다. 스포츠에서 잘못된 운동 진행이나 X자 다리 또는 O자 다리 등의 관절 기형으로 인한 잘못된 압박도 연골 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류마티스 질환이나 통풍, 골 괴사, 세균 감염 등으로 인해 이차성으로 무릎 관절이 손상될 수도 있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발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나라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에서 퇴행성 관절염의 유병률은 37.8%이다. 남성에서 20.2%, 여성에서 50.1%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3배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여성의 경우 50대 이후 폐경으로 인해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골다공증이 많이 발병하는 것도 퇴행성 관절염과 연관성이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단계적 치료 원칙은 무엇인가. 그리고 관절경 수술은 어떤 경우에 하게 되나.
“골관절염은 완치되지 않아, 치료의 주된 목적은 통증을 완화하고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다. 수술이 아닌 보존적 치료에는 체중 감량, 관절을 보호하는 생활 방식, 약물 치료, 물리 치료 그리고 경우에 따라 정형외과용 보조기가 포함될 수 있다.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외과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수술에는 보조 연골 조직을 무릎에 재건하는 방법이 있는데 통증이 완화되고, 경우에 따라 통증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재건된 연골은 원래 연골처럼 탄력적이지는 못한다. 심각한 변형성 무릎 관절염에는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 하나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관절경 수술은 초소형 카메라와 레이저 기구가 들어 있는 관을 관절 내부로 삽입해 손상 부위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수술법이다. 최소한의 절개로 내시경을 넣어 진단과 수술을 동시에 하는 방법이다. 관절염 중기 단계의 통증이 있거나, 깨진 관절 연골을 다듬어야 하거나, 반월상 연골의 봉합이나 절제가 필요한 경우 등에서 관절경 수술이 필요하다.”
-보행이 힘들어지면 마지막 단계에 인공관절 수술을 선택하게 된다. 인공관절 수술의 적응증은 어떤 경우인가.
“평소에도 관절 통증이 자주 느껴지고,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있는 경우,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관절 통증이 심한 경우, 다리가 O형으로 휘는 등의 기형이 발생한 경우에 약물치료와 비수술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대부분 65세 이상의 환자에게 적합하지만, 만약 40~50대라 하더라도 통증이 매우 심하거나 연골이 많이 상한 말기의 경우라면 수술 대상이 될 수 있다.”
-최근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장점이 있나.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인공관절치환술은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이 빠르고 안전한 길을 안내하듯이 인공관절수술 시 3차원 위치 센서를 부착해 정확한 병변 부위와 인공관절 치환 위치를 찾는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해 오차를 0.5mm 이하로 줄이기 때문에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며,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수술이 가능해 환자 만족도가 높다. 정확하게 인공관절의 삽입이 이루어져 수술 성공률이 높고, 인공관절의 수명도 늘려준다.”
-무릎 연골을 재생하는 자가 세포 이식술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자가 세포 이식술은 최근에 나온 무릎 연골 손상 치료법이다. 환자 무릎에서 체중이 실리지 않는 건강한 연골부나 늑골 8번에서 10번 사이에서 채취한 늑연골을 사용해 연골세포를 추출, 배양하게 된다. 이렇게 배양된 연골세포를 연골 손상부에 직접적으로 이식하는데 환자 본인의 연골세포이기 때문에 거부반응이나 조직의 파괴를 줄일 수 있는 치료다.”
-스포츠 활동이 많아지면서 요즘에는 노년층 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무릎 관절 질환이 늘어나고 있는데.
“관절염은 노인에게만 국한된 질환이 아니다. 요즘에는 골프,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 동호회 인구가 늘면서 스포츠 손상으로 인한 환자가 많다. 운동은 근력을 강화하고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지만, 좋지 않은 자세나 무릎을 과도하게 쓴 사람들의 경우 젊은 나이에 관절염이 올 수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관절염 치료도 하고 있다. 중등도 이상인 2, 3기 관절염 환자에게 줄기세포 치료를 주로 시도하고 말기 관절염 환자에게는 권하지 않는 편이다.”
-스포츠 의학 쪽에도 명성이 높다. 방사선 기계와 내시경을 활용해 수술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엑스레이를 통해 뼈의 손상 정도나 위치를 판단 할 수 있고 내시경은 관절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이용하면 관절 내부에 골절이 있는 경우 내시경으로 관절면을 정확히 맞추면서 골절을 치료해,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관절염을 줄일 수 있다. 그 외에도 십자인대 재건술에서 내시경과 함께 이동식 엑스레이를 사용해 십자인대의 골 터널 위치를 정확히 잡으면 십자인대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다양한 외상치료에서 엑스레이와 내시경을 활용할 수 있다.”
-재활 치료에도 관심이 많다고 하던데 미국의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HSS병원과 어떤 교류를 하고 있는지.
“병원 내에 첨단 재활 장비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고 체계적인 재활 치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정형외과 전문병원(HSS, Hospital for Special Surgery)과 교류하면서 최신 수술법과 재활 치료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우리 센터에서 많은 운동선수들이 재활 치료를 받고 있으며 해외 의료진의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