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의사봉 내려놓은 의장… 기장군의회 파행 일단 봉합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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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김대군 의장이 빠진 채 열린 기장군의회 제253회 임시회. 기장군의회 제공 11일 김대군 의장이 빠진 채 열린 기장군의회 제253회 임시회. 기장군의회 제공

기장군의회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김대군 의장(부산일보 11월 9일 자 10면 등 보도)이 의사봉을 내려놓으면서 분열된 군의회가 정상화됐다. 의회 파행 봉합으로 모든 기장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재난기본소득’이 올해 안에 지급되고 군민 복지 조례 안건 의결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11일 부산 기장군의회는 “이달 중에 17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재난기본소득 지급안과 군민 복지 조례 18건을 대부분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열 원인 제공한 김대군 의장

임시회 의사진행권 부의장 위임

의원들 보이콧 접고 임시회 열어

이달 중 2차 재난기본소득 의결


군의회는 지난 6일 의회 파행에 따른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제253회 기장군의회 임시회를 이날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의정 활동에 들어갔다. 강제추행 혐의와 경찰 유착 등 비리 혐의를 받아 의회 파행의 원인으로 꼽힌 김 의장은 이달 여러 차례 열리는 회의 자리에서 의사 진행권을 일시적으로 부의장에게 위임했다. 그동안 동료 의원들의 반발과 사퇴 촉구 시위에도 꿈쩍하지 않던 김 의장이 자세를 낮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임시회는 김 의장이 아닌 부의장 주재로 열리게 된다.

김 의장이 부의장에게 의사 진행권을 넘긴 것은 여론 악화와 동시에 의회 파행의 원인 제공자로 꼽힌 데 따른 책임감 때문으로 보인다. 의회 파행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 등 기장군 정책 추진까지 어긋나게 되면서 군청과의 관계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오규석 군수는 군의회를 찾아 ‘제2차 기장형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협조를 구했다.

앞서 김 의장의 동료 의원 강제추행과 지역 경찰 유착 비리에 군의회 여야 의원 4명이 임시회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의회 운영이 연달아 파행을 맞았다. 특히 이 의원들은 강제추행 피해자가 현재 군의원으로 있는 만큼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김 의장이 의사 진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해 왔다. 이 때문에 앞선 임시회가 무산되면서 모든 군민에게 1인당 10만 원을 지원하는 2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과 군민 복지 조례 18건 의결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이날부터 의회가 정상화되면서 군은 내달 초 군민들을 대상으로 재난기본소득 지원 신청을 받고 지급 추진 계획을 수립했다.

의회 정상화에 대해 한 군의원은 “일각에선 김 의장에게 맞선 의원들의 임시회 보이콧과 사퇴 촉구 행위가 의회 파행을 불렀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의사봉을 쥔 의장이 있는 자리에 강제추행 피해자인 의원이 참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의장의 도의적 책임을 미뤄 보면 의사 진행권을 넘기는 게 맞다”며 “의회가 정상 운영에 접어든 만큼 묶여 있는 군민 복지 조례 통과 등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기장군도 의회 정상화에 안도감을 표했다. 오 군수는 “군의원 모두에게 제2차 기장형 재난기본소득 지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다”며 “17만 3000여 명의 군민들을 위해 이른 시일 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의장의 회의 주재를 반대하며 7일간 기장군청 로비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던 우성빈 의원은 이날 건강 악화로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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