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바라본 부산항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 중심상업지역 조감도.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 제공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타나면서 국무총리를 비롯해 여야 지도부 등 정부와 여야 정치권의 유력인사들이 앞다퉈 부산항 북항 현장을 찾고 있다.

2008년 첫 삽을 뜬 북항재개발사업은 2022년에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2단계 사업에 돌입한다.

오랫동안 도시와 단절된 항만과 철도뿐만 아니라 원도심을 결합개발하는 대역사(大役事)가 진행 중이다. 왜 북항재개발사업에 주목하는지, 앞으로 전망과 재개발사업 상황을 짚어본다.

북항재개발은 세계적 해양도시 밑거름

지난해 범정부 추진단 출범 뒤 가속도

정부·정치권 잇달아 “전폭적 지원” 약속

2022년 트램 완공되면 원도심 연계 강화

북항 2단계 예타 면제, 엑스포 성공 관건

북항재개발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정세균 국무총리(위),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 제공

■당정 “북항 미래 위해 전폭적 지원”

“(북항재개발사업에) 당정의 전폭적 지지가 있을 것이라 기대해도 좋다.”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선거 등을 앞두고 PK(부산·울산·경남) 민심 잡기에 나선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당 지도부, 부산 국회의원들과 함께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내 북항재개발홍보관을 찾아서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 열린 ‘부산 울산 경남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예산정책협의회’ 참석 후 북항재개발사업 추진사항과 계획 등을 점검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북항재개발홍보관을 찾았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턴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 참석에 이어 부산의 가장 큰 현안인 북항재개발사업 현장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정 총리는 “부산항은 항만과 도시 간 인접성에도 불구하고 항만 노후·유휴화, 미세먼지 등이 도시 발전에 장애가 됐다”며 “재개발사업을 통해 다양한 문화·레저·금융시설 등이 조성되면 부산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같은 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북항재개발사업 현장을 찾았다.김종인 위원장은 “2030년 엑스포(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도 지난 20일 북항을 방문했다. 문 장관은 홍보관 관람 후 정성기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장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선진국 사례를 참고하여 북항재개발사업이 성공적인 모델이 되도록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2022년까지 계획된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을 차질없이 마무리하고 2단계 사업도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계획과 연계해 2022년에 착공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달라”고 독려했다.

추진단은 정 총리를 비롯한 정부와 정치권의 유력인사에게 현황 보고를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연계된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모두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북항재개발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내년 4월 부산시장 선거 등과 맞물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2030 엑스포 유치를 비롯해 부산지역 발전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앞으로 북항재개발사업에 대한 당정의 실질적이고도 전폭적인 지원이 기대된다.

■추진단 출범 후 북항 재개발 급물살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은 1부두 보존 문제(부산시의 1부두 내 피난시설 유네스코 등재 추진 등)로 진척 없이 난항을 겪어오다 2019년 3월 6일, 범정부 조직체인 부산항북항통합개발추진단(이하 추진단)이 공식 출범한 것을 계기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추진단에서 1부두를 보존하고 매립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부산시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답보 상태에 있던 이 구간 공사를 급진전시킨 것이다.

특히, 추진단은 기반시설공사에 그치지 않고 원도심과 연계성을 높이고 준공 후 교통 혼잡을 예방하기 위해서 중앙동역~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간 약 2.0km 구간에 신(新)교통수단인 무가선 트램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국토교통부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22년 말에 트램이 완공되면 하루 2만 명의 승객을 수송하게 된다. 선이 없는 무가선 트램은 뛰어난 미관을 자랑하는 북항의 명물이자 신교통수단으로서 관광객 유치에도 한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진단은 또한 북항재개발 지역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오페라하우스, 마리나에 이어 부산항 기념관, 해양레포츠 콤플렉스, 스카이워크, 역사문화공원, 상징 조형물 등 해양문화관광 콘텐츠 확충 계획을 마련하여 신속히 추진하고 있다.

추진단은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과 관련, 난개발 방지를 위해 시민사회와 함께 통합개발 마스터플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시행자 공모를 실시했다. 하지만 항만과 철도를 이전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등 불확실성이 커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투자 불확실성을 줄이고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는 공공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공기업을 상대로 투자유치 설명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설득한 결과,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코레일, LH, BMC가 참여하는 ‘부산시 컨소시엄’이 구성되면서 공공개발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부산시 컨소시엄은 총사업비 4조 4000억 원이 소요되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부산시 컨소시엄은 평가 과정에서 지자체와 국내 최대 공기업이 참여한데 따른 사업 추진 및 투자 안전성을 높게 평가받아 우수한 성적으로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12월께 실시협약이 체결이 되면 부산시 컨소시엄은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 지위를 갖게 되어 사업을 사실상 주도하게 된다.

한편,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에 포함되는 부산역 일원 철도 재배치 사업 중 부산진역CY(컨테이너 야적장) 이전사업의 실시설계는 현재 공정률 56%로 순탄하게 진행 중이다. CY 이전사업은 내년에 설계용역을 마무리하고 실시계획 승인(국토부)을 거쳐 2022년 착공하는게 목표다.

지난 7월 말 본격 개관한 북항재개발홍보관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방문객 1500여 명을 돌파했으며, 북항재개발홍보관 공식블로그도 방문자가 7만 명에 육박하는 등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같은 관심과 인기는 부산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북항재개발사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부산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중구·동구 의장 등 홍보관 방문자들은 “북항재개발사업이 마스터플랜대로만 이행된다면 부산은 수도권 집중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큰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2030 엑스포 키맨은 북항 재개발 공정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 계획안’에 따르면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2030 등록 엑스포는 2030년 5월부터 11월까지 184일간 부산 북항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엑스포 관람 인원은 약 200개국에서 5050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엑스포 개최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약 43조 원, 고용 창출은 5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부산시와 해수부가 여야에 적극적으로 ‘예타 면제’를 강조한 배경에는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한 ‘2030 부산등록엑스포’ 유치 전략이 깔려 있다.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 예타 면제가 2030 등록엑스포 유치 경쟁의 성패 요인으로 떠올랐고, 등록엑스포야말로 세계인을 대상으로 향후 ‘해양도시 부산’의 브랜드를 구축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기 때문.

부산시는 10월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 예타 면제를 공식 건의했다. 2023년 상반기 엑스포 현장 실사 등 심사에서 고득점을 확보하려면 예타 면제와 선제적 부지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게 되면 실시계획 등 절차 때문에 빨라야 2024년에나 착공이 가능하다. 절차대로라면 2023년 상반기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장 실사단에게 제대로 된 준비 상황을 보여줄 기회를 놓칠 공산이 크다.

정성기 단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해 2023년 상반기 BIE 실사단이 방문하기 전인 2022년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 준공과 2단계 사업 착공을 위해 선제적으로 항만·철도를 이전하기 위해 각종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항 1단계 재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완공되면 부산항 북항은 신교통수단인 트램과 마리나항만, 오페라하우스, 해양레포츠 콤플렉스, 스카이워크, 상징조형물 등이 새롭게 들어서 시민들이 보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아울러 국제적인 관문 기능과 아울러 마리나, 크루즈 산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축제가 열리고 국내외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발전하게 된다.

나아가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을 통해 북항 일대가 항만과 철도뿐만 아니라 원도심과 조화롭게 개발된다. 지하차도 확장, 보행데크 신설 등 교통시설 확충으로 원도심과의 접근성을 높여 북항 재개발지역과 원도심이 상생발전하게 된다. 아울러 해양비즈니스, R＆D(연구개발), 크루즈, 마리나 등 신해양산업 중심의 국제교류지역으로 발전해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어 활력이 넘치는 도시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