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대교 건설 둘러싼 부산시와 환경단체 갈등, 새 국면
대저대교 건설을 둘러싼 부산시와 환경단체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부산시,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준)은 3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대저대교 노선선정을 위한 겨울 철새 공동조사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은 부산시의 만성적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낙동강 횡단교량 건설과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 환경보전 사이 발생한 첨예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겨울철새 공동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것에 합의하는 것이다.
대저대교(식만~사상간) 도로건설사업은 총 연장 8.24km의 신설도로로서 서부산권과 부산 도심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이와관련해 부산시는 서부산 지역에서 진행되는 에코델타시티, 연구개발특구 등 대형 개발사업으로 인한 교통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대저대교의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부산시 실시설계 노선은 겨울 철새 서식지 등 환경적 영향이 가장 적은 구간이며 낙동강 생태공원 내 철새 서식지를 복원하는 등 다양한 환경 저감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준)은 대저대교가 지나가는 낙동강 하류 일대는 매년 수많은 철새들이 도래하는 낙동강 하류의 주요 월동지로 대저대교 건설이 큰고니를 포함한 법정보호종(조류)의 핵심서식지를 훼손·파편화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노선변경을 주장해 왔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지난해 2월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개최한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등을 통해 거짓 작성된 것으로 의결돼 환경영향평가서가 지난 6월 반려되는 등 대저대교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돼 왔다.
이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속적으로 양 당사자를 설득·조정하여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환경영향 예측과 법정보호종 조류의 서식지를 보전할 수 있는 최적 노선선정을 위한 겨울철새 조사평가위원회를 구성·운영하기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번 협약은 '겨울철새 공동 조사·평가위원회'의 구성·운영에 대한 합의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은 △멸종위기종 큰고니 등의 주요 서식환경 영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노선을 선정하고 환경영향평가 재협의 실시, △부산시와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준) 추천 전문가 각 2명 겨울철새 공동조사 실시와 환경영향평가 검토 전문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전문가 4명이 동 조사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낙동강 본류 구간(수면·둔치부) 큰고니 분포 및 서식 실태(위치, 개체수, 이용형태 등), 서낙동강 중사도 및 주변 논습지 일대(노선 좌우 3km)의 멸종위기종 조류 조사, △큰고니 서식환경 교란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와 모니터링 실시 등이다.
이호중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이번 협약에 동의한 부산시, 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준)과 함께 환경보전과 개발 사이에서 발생한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남경 기자
백남경 기자 nkbac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