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디영화 두 전설을 만나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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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사베츠·짐 자무시 감독
영화의전당 5~16일 특별전

존 카사베츠 감독의 데뷔작 ‘그림자들’(위)과 짐 자무시 감독의 ‘미스터리 트레인’ 스틸컷. 영화의전당 제공 존 카사베츠 감독의 데뷔작 ‘그림자들’(위)과 짐 자무시 감독의 ‘미스터리 트레인’ 스틸컷. 영화의전당 제공

미국 영화하면 흔히 엄청난 자본을 투입하고, 화려한 스타가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미국은 독립영화계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영화를 많이 제작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미국 인디영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존 카사베츠 감독과 ‘미국 인디영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짐 자무시 감독의 대표작을 모은 특별전이 열린다. 영화의전당은 5~1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미국 인디의 전설: 존 카사베츠 & 짐 자무시’를 주제로 미국 인디영화 특별전을 마련했다.



고 존 카사베츠 감독은 배우에서 출발해 연출가로서도 상당히 인정받은 드문 경우다. 할리우드 명배우 출신인 그는 즉흥적인 연출과 파격적인 편집 기법을 활용하며 할리우드 관습을 깬 영화를 제작했다. 실험 정신으로 미국 독립영화계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카사베츠 감독의 데뷔작을 비롯해 5편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후 1950년대 폭발할 것 같은 에너지로 가득한 미국 뉴욕 젊은이들의 삶을 다룬 ‘그림자들’(1959)로 데뷔했다. 허문영 영화의전당 프로그램디렉터는 “데뷔작 ‘그림자들’은 어떤 뉴웨이브 영화보다 거칠고 도발적이며 반관습적인 에너지로 펄펄 끓고 있는 뉴웨이브의 대담하고 우렁찬 전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사베츠 감독 영화에는 할리우드 배우이자 부인인 지나 로울랜즈가 자주 등장한다. 특별전에서 상영하는 ‘얼굴들’에서는 매춘부 지니로, ‘영향 아래의 여자’(1974)에서는 강박과 집착에 시달리는 부인 메이블 역할로 열연했다. ‘오프닝 나이트’(1977)에서는 현실과 연극 사이에서 신경 쇠약에 빠지는 유명 배우 머틀 역할로 1978년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카사베츠 감독이 ‘미국 독립영화 1세대’라면 짐 자무시 감독은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며 독자적인 영화 미학을 선보이는 미국 인디의 아이콘이다. 빔 벤더스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자무시 감독은 유럽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았는데 탈 장르적인 영화 연출로 정평이 나 있다.

특별전에서 자무시 감독의 데뷔작을 비롯해 초기작 5편을 소개한다. 데뷔작 ‘영원한 휴가’(1980)는 16mm로 찍은 저예산 영화로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방황하는 청년 재즈 음악가를 다뤘다.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천국보다 낯선’(1984)으로 자무시 감독은 세계영화계에 존재감을 깊이 각인시켰다. 아메리칸 드림과 쓸쓸한 현실을 표현한 작품으로 유명하다.

탈옥 영화의 관습을 깨고 인물 관계에 집중한 ‘다운 바이 로’(1986), 엘비스 프레슬리가 살았던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가지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트레인’(1989), 로스앤젤레스·뉴욕·파리·로마·헬싱키의 택시 안에서 일어난 일을 담은 옴니버스 영화 ‘지상의 밤’(1995)을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영화 해설은 박인호 영화평론가가 맡았다. 관람료 7000원, 유료회원·청소년과 경로 5000원. 문의 051-780-6080. 조영미 기자 mia3@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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