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낙동강 하굿둑 열어도 염분 영향 없어… 내년에 개방 가능”
이준경 생명그물 대표
"낙동강 하굿둑 개방은 올해 장기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입니다. 지난해는 시뮬레이션 개방 모니터링을 했고요. 지하수에 염분에 노출되는가 하는 것이 쟁점인데 장기 모니터링 결과 지하수 문제는 아직 없습니다. 또 지하수 염분 대책도 사실상 마련한 상태입니다."
환경단체 대표,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 온천천네트워크 대표 등 현 직함만 13개가 넘는 이준경 생명그물 대표는 바빴다.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이지만, 꼭 참석하는 출장도 많다고 했다. 최근 부산일보 인터뷰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온천천네트워크 대표 등 13개 직함
25년 환경운동으로 물환경대상 수상
기수 생태계 복원 부산 관광자원 기대
"하굿둑 개방을 통한 기수생태계 복원은 부산관광자원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올해 낙동강으로 모천회귀한 연어가 1500마리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있습니다." 이 대표는 장어, 은어에 이어 연어 등 소하성어류가 낙동강을 돌아오는 자체가 부산관광의 또 다른 '보물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내년 4~6월께 장어가 바다에서 낙동강으로 돌아올 시기엔 하굿둑을 집중적으로 열어야 합니다. 연어는 10월 초에서 11월 말 사이 돌아오니 마찬가지고요. 물론 1년 정도는 고기를 잡지 않고, 현재 등록된 어민들만 어로활동을 하는 등 지속가능한 어로, 연어와 장어잡이를 생태관광으로 자원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겠지요."
이 대표는 내년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낙동강하구 통합물관리센터를 발족해 가동하면 내년은 실질적인 낙동강 하굿둑 개방이 가능할 것 같다고 조심스레 진단했다.
"낙동강이 재자연화되고 수질이 좋아져야만 에코델타시티의 가치도 급상승합니다. 에코델타시티 1만 1770k㎡(356만 평) 내 2773k㎡(84만 평) 국가스마트시티는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명실상부 자연과 IT가 융합하는 국제적인 스마트 혁신도시로 탈바꿈 할 것입니다."
현재 낙동강 하구는 하굿둑만이 아니라 대저수문과 녹산수문이 막혀 있어 낙동강 수질 개선이 안 된다는 이 대표는 하굿둑 개방과 더불어 준설과 물순환을 병행해야 낙동강 맑은 물이 되살아난다고 보았다.
"화훼농민 중에 아예 저가의 수돗물로 농사를 짓는 곳이 있습니다. 강서 명물 짭짤이 토마토도 수돗물에 더 잘 자란다는 농민들도 봤습니다. 맑은 물로 키운 작물이 훨씬 품질이 좋다는 것이죠." 이 대표는 하굿둑 개방의 주요 걸림돌이 될수 있는 농업용수 확보는 인공수로나 1차 정화 수돗물 등으로 충분히 공급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강은 흘러야 한다'는 소신의 이 대표는 낙동강 상류 영주댐 자연성회복협의체 민간간사를 맡고 있다. "영주댐은 준공 허가가 안 난 상태에서 문화재 심의 절차 하나만 남아있습니다. 현재는 환경부가 내성천 자연성회복을 위한 영주댐 처리방안 정책 결정을 위해 담수·방류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2021년 상반기에 환경부가 정책을 발표할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영주댐을 계속 유지하는 게 과연 경제성이 있는 지 제대로 확인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미국은 매년 댐 1000개씩 해체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댐이나 보의 존재 여부에 따른 경제성 이해관계가 크게 복잡하지 않죠. 우리나라도 우리강 자연성 회복을 올해 5월 국가정책으로 확정했습니다. 내년에는 115억원을 투입해 2000개의 보나 간이댐을 조사하고, 그 중 80억 원으로 기능이 없거나 훼손된 보나 낙차공을 철거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합니다." 이 대표는 해당 사업이 진행돼 올해 처음으로 연어가 확인된 수영강에 불필요한 보나 낙차공도 제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환경문제는 늘 다양한 갈등이 존재할 수 있지만, 사회적 갈등은 공론화로 풀립니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 관련 농민들의 이해 문제도 내년 초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이 대표는 25년을 환경운동에 매진한 공로로 이달초 SBS와 환경운동연합, 환경부가 공동 주최한 제12회 물환경대상을 받았다. 앞으로 그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이재희기자 jae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