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완 “한진중공업 난개발 시 모든 행정력 동원해 막겠다”
변 권한대행, 23일 기자회견 열고 강력 경고
“부지 난개발 시 용도변경 불허 등 모든 수단 동원”
산업은행에 조선업·고용 유지 등 3가지 조건 내걸어
부산시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진중공업 매각과 관련, “한진중공업 조선업·고용 유지 없이 부지 개발로 사익만을 추구할 경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막겠다”고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3일 부산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매각은 장기적으로 부산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하고 부동산 개발을 위한 목적의 난개발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변 권한대행은 전날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가 한진중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동부건설 컨소시엄으로 선정했다는 발표(부산일보 23일 자 1면 보도)가 난 다음 날 바로 기자회견을 마련해 매각 과정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동시에 나타냈다. 한진중공업 인수 1순위 후보가 된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등 건설사와 사모펀드 등으로 구성돼 있어 한진중공업 핵심 사업 부문인 조선업과 조선 관련 근로자 유지에 노력하는 대신 영도조선소 개발에만 눈독을 들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변 권한대행은 이번 매각을 주도하는 산업은행을 향해서도 “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진중공업 정상화와 고용 유지가 어려운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우려를 보냈다. 그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부산 경제와 국가 기간산업의 미래보다는 개발 중심의 경제적 논리에 따른 것 같아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매각 과정에서 부산시는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부산 시민단체 등과 공동으로 ‘조선업·고용 유지 없는 한진중공업 매각은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산업은행에 이런 뜻을 전달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에 산업은행 등이 동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한 것은 이런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 처사라는 게 부산시 등의 판단이다.
이에 부산시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한진중공업을 인수한다고 해도 한진중공업 부지를 마음대로 개발할 수 없도록 용도변경 불허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막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것이다.
변 권한대행은 한진중공업 산업과 고용을 실질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우선협상대상자 협상 시 3가지 조건을 명확히 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3가지 조건은 한진중공업 매각이 장기적으로 부산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 조선업·고용 유지를 전제로 부산 지역 공감대를 확보하면서 매각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할 것, 한진중공업 부지는 개발이윤 창출만을 목적으로 하는 난개발 대상이 돼서는 안 될 것 등이다. 변 권한대행은 “3가지 조건 준수를 강력히 촉구하며 부산 시민과 함께 한진중공업 매각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공동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