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김종호 기자 kimjh@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안이 법원의 결정으로 중단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권자로서 사과했지만, 격앙한 여권은 윤 총장에 대한 탄핵, 검찰의 직접수사권 박탈 등을 거론하며 연일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특히 윤 총장이 법원 결정 직후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부·여당과 정면으로 맞서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 여권을 자극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법원은 판사사찰 문건이 매우 부적절하다는 점과 채널A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감찰 방해 행위 일부를 인정했다. 윤 총장의 그릇된 행동과 책임이 지적된 것”이라며 “이는 결코 면죄부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윤 총장은 단 한 마디 사과를 하지 않았다. 하다못해 유감 표명조차 없다”며 “자기 확신범에 가까운 오만과 독선의 끝”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면서 “그 오만과 독선은 결국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원성과 분노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멈추는 순간 검찰개혁은 실패한다. 민주당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두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번 법원 결정을 “사법 쿠데타”라고 규정하면서 “국회에서 윤 총장에 대한 탄핵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해당 글에서 “법원이 황당한 결정을 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력을 정지시킨 사법 쿠데타와 다름없다”며 “검찰을 개혁하지 않고는 대한민국 미래도, 민주주의 발전도, 대통령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짓밟는 일을 반드시 막겠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대통령을 지키는 탄핵의 대열에 동료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윤 총장에 대한 탄핵 추진 의지를 재차 밝혔다.

윤 총장이 자신을 발탁한 문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도리 차원에서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병기 의원은 “몇 년 전 대차게 물 먹고 변방(?)에서 소일하던 윤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에, 검찰총장 자리에 파격적으로 발탁하신 분이 문 대통령”이라며 “윤 총장이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대통령께는 진심으로 감사해야 하고, 인간적인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윤 총장이 대통령께 얼마나 큰 부담을 드리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뇌하기 바란다”며 “윤 총장은 대통령의 뜻을 따라야 한다. 정 아니라고 생각되면 조용히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국가정보원, 경찰 등을 다루던 ‘권력기관 TF(태스크포스)’를 검찰개혁 특위로 전환하기로 했다. 특위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별도로 남아 있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무 배제도, 정직 징계도 실패하자 여당이 공수처와는 별개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다시 나서 법적으로 검찰의 힘을 빼겠다는 취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