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파업 위기 HMM… 선원노조 "조정 결렬 땐 집단 사표"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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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2시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회의 열려
사측 "원만한 해결 노력"… 배재훈 사장 직접 참석

HMM(옛 현대상선) 선원노조가 열악한 처우에 항의하며 선상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 제공 HMM(옛 현대상선) 선원노조가 열악한 처우에 항의하며 선상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조 제공

HMM(옛 현대상선) 선원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새해 첫 파업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있는 가운데 중앙노동위원회의(중노위) 2차 조정회의가 31일 열린다.

HMM 측은 이날 오후 오후 2시부터 세종시에서 열리는 중노위 2차 조정회의에 배재훈 사장이 직접 참여한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회의가 오후 5~6시까지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날 회의도 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선원노조 측은 임금 인상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 사표 제출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전정근 HMM해원연합노동조합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수년간 임금 동결 등 인내를 많이 해온 상황에서 사측이 제시한 1%대 임금 인상안에 대해 실망감이 크다”며 “채권단과 경영진이 근시안적인 생각으로 선원들이 땀 흘려 일해 낸 영업이익에 대한 기여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선원들도 회사를 등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2013년부터 2019년 사이 2015년을 제외한 6년간 임금이 동결됐고, 올해 초에도 임금이 1% 인상되는 데 그쳐 내년에는 최소한 8%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측은 “1%라는 구체적 수치를 제시한 적이 없다”며 “중노위 조정위원회 결과를 기다리며,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6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출석조합원 333명 중 324명이 찬성 표를 던져 97.3%의 압도적 찬성률을 기록한 바 있다. 선원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코로나19 이후 해운 운임 급등과 선박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수출화물 운송에 차질이 예상된다. 해외에서 운항 중인 선박의 경우 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없지만, 한국에 입항한 선박 또는 출항을 앞둔 선박 운항에는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증권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은 4000억 원대로 추산돼 올해 총 8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2010년 이후 10년 만의 흑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지난해 현대상선(현 HMM)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 발표 당시 배재훈 HMM 사장(왼쪽)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연합뉴스 지난해 현대상선(현 HMM)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 발표 당시 배재훈 HMM 사장(왼쪽)과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연합뉴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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