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춘문예-평론 심사평] ‘이야기 유물론’ 참신한 용어와 발상으로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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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복 김경복

올해 평론 부분 최종심에 오른 후보작은 최진아의 ‘봉준호의 ‘사이-공간들’’, 김유태의 ‘애도 중인 피에타들’, 조현준의 ‘데페이즈망적 주체성을 표현하는 어느 광대의 춤’, 강희정의 ‘백신이 되는 증언과 이야기 유물론’ 등이다.

‘봉준호의 ‘사이-공간들’’은 봉준호 영화에서 공간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포착하여 봉준호 영화의 특성과 가치를 잘 해명하고 있지만 이러한 관점은 문학론에서 익숙한 것들이라 새로움을 주기에는 미흡하다는 느낌이다. ‘애도 중인 피에타들’은 한국 오컬트 영화에 나타난 트라우마와 애도의 특징을 이 시대의 한 경향성으로 잘 분석하고 있지만 영상미학과의 결합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보인다. ‘데페이즈망적 주체성을 표현하는 어느 광대의 춤’은 영화 ‘조커’에 나오는 조커의 광기가 어떻게 이 시대의 문제성을 갖는가 하는 점을 이론과 영상 기법을 통해 잘 설명해 내고 있지만 광기의 역사성에 대한 분석의 결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백신이 되는 증언과 이야기 유물론’은 김숨 작가의 위안부 대상 소설이 갖는 ‘증언’의 성격이 어떻게 사회를 되살리는 ‘백신’의 구실을 하는가 하는 점과 이것이 결국 정신의 차원에서 현실에 개입하는 ‘이야기 유물론’이 됨을 참신한 용어와 발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 이에 강희정의 ‘백신이 되는 증언과 이야기 유물론’을 당선작으로 선정한다. 수상자는 더욱 정진하여 한국 비평계에 큰 별이 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김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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