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과 팬은 하나… 부산 사람이 원하는 축구 보여 주겠다”
페레즈 부산 아이파크 신임 감독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2로 강등된 부산 아이파크. 지난 연말 시즌이 끝나자마자 포르투갈 출신 히카르도 페레즈(45) 감독을 영입했다. 구단 역사상 공식적으로 23번째 감독이자, 외국인 감독으로 6번째이다.
구단은 "팀을 혁신해 기존 운영방식의 한계를 뛰어넘고, 젊고 강한 팀으로 변하고자 유럽 선진 축구 시스템을 경험한 외국인 감독을 골랐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구단 역사 6번째 외국인 감독
2부 강등 팀 추스르기 우선 과제
“최고 기량 끌어낼 선수 많아
팀 가치 설정에 팬 의견 중요
선수들 지켜보며 격려해 주길”
지난달 초에 입국한 페레즈 감독. 자가격리 해제 뒤 지난달 중순부터 부산 강서구의 부산 아이파크 클럽하우스에서 살다시피 한다. 입국 전부터 구단에서 보내준 선수·경기 자료를 읽고 분석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간이 부족하단다.
구단의 영입 목표에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에게 시급한 숙제는 무엇보다 2부리그로 떨어진 팀을 추스르는 것이다.
페레즈 감독은 "(강등 이유에 대해) 내가 팀을 맡지 않았던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무례하다. 분명한 건 내가 왜 여기 한국에 왔느냐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팀의 강점은 지속성, 단결성, 용기, 혁신 등인데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단이 원하는 '젊고 강한 팀'에 자신의 축구 스타일과 철학을 접목하는 것은 더 지난한 과제이다.
페레즈 감독은 "구단이 가진 비전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아이파크를 이전과 다르게 바꿔야 한다면 도전해야 한다. 과거는 과거이고 지금은 앞을 내다보고 나아갈 때이다”라고 말했다.
비전과 프로젝트도 필요하지만 선수 영입과 팀 체질 개선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대목이다. 최근에 아이파크 핵심 선수들의 잇따른 이적 소식에 팬들이 민감해하는 이유이다.
페레즈 감독은 "팀 프로젝트에 더 잘 맞는 선수들을 스태프와 논의해 선택할 것이다. 새로운 프로젝트에는 능력 있는 선수와 젊은 선수들이 중요하다. 그러나 선수와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야 2021시즌에 함께 할 수 있다"며 "한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와도 일한 적이 있지만, 우리 팀에서 내가 발전시키고 최고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돕고 싶은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페레즈 감독은 2005년 포르투갈 명문 팀 스포르팅에서 골키퍼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2010년 포르투갈 국가대표팀(GK 코치), 2016년 브라질의 크루제이루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크루제이루 등에서 현 한국대표팀 감독인 파울로 벤투의 수석코치였다. 성인 프로축구팀 감독은 아이파크가 처음이다.
페레즈 감독은 "(감독으로서)아직 스스로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대신, 팀을 융합하고 공통의 목표를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며 "다른 감독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영향을 받지만 딱히 롤 모델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에 온 지 한 달이 안 됐지만 페레즈 감독은 "포르투갈의 포르투처럼 부산도 항구도시의 거친 느낌도 있고, 화합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지만 부산 사람들이 원하는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팬들과의 의사소통은 우리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하다. 앞으로 프로젝트에 맞게 선수를 발굴하고 팀을 발전시키려는 비전이 있는데 팬들이 이런 철학을 안다면 인내심을 갖고 우리를 지켜볼 것이다. 이 때문에 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노력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페레즈 감독은 또 "팀의 핵심가치를 설정하는 데에 팬들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경기하는 동안 한 편에서 함께 싸워주는 이들이 팬이다. 팀과 팬은 하나다. 앞으로 부산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선수들은 노력해야 하고 또 팬들은 선수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경기를 하는지 지켜보며 힘들 때는 격려도 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현재 세계 최고 선수는 누구일까? 페레즈 감독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만났던 호날두를 꼽았다. 당시 포르투갈은 유로2012 4강에 올랐다. 아울러 손흥민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를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라 칭찬했다.
전대식 기자 pro@busan.com
전대식 기자 pr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