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마지막날 北김여정 ‘특등머저리’ 대남비난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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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 뒤에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맨 왼쪽)과 현송월 부부장이 뒤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총비서 뒤에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맨 왼쪽)과 현송월 부부장이 뒤따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당 직책이 강등됐음에도 대남 업무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제8차 노동당 대회를 마무리한 12일 “남조선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정밀추적중이라느니 하는 희떠운 소리를 내뱉은 것은 해괴한 짓”이라며 “특등머저리”라는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 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 남의 집 경축행사를 정밀추적하려 군사기관을 내세우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런 것이 아니라면 아마도 평양의 경축행사에 남보다 관심이 높다든가 그 또한 아니라면 우리의 열병식 행사마저도 두려워 떨리는 모양”이라며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담화는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로 발표됐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중앙위 위원으로 내려앉은데 이어 당 직책도 종전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됐음을 확인한 셈이다.

직책상으로만 보면 당내 서열이 낮아졌지만 이번 담화를 통해 그가 앞으로도 대남 업무를 지속해서 관장할 것임을 보여준 것으로 비친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김여정이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이자 김정은 집권 이후 국정 전반을 보좌하고 함께 협의하며 오른팔 역할을 해온 만큼 직급이 낮아졌다고 해서 정치적 위상이 달라질 가능성은 없다는 관측이 많다.

오히려 김 부부장이 정책 전반 등 모든 것을 관장하는 조직지도부를 맡아 국정 전반을 보좌하며 ‘리베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데도 김여정의 공식 직위가 하락한 것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미·대남 라인의 지위가 전반적으로 약화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총비서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 김여정은 네번째 줄에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총비서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모습. 김여정은 네번째 줄에 있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 5일 개회한 대회는 12일까지 총 8일간의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1970년 5차 당대회(12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긴 대회였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대회를 마무리하며 군사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결론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민군대 최정예화, 강군화하기 위한 사업에 계속 박차를 가해 그 어떤 형태의 위협과 불의적 사태에도 국가방위의 주체로서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시켜야 한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남한과 미국을 겨냥한 대남·대미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대신 규율을 강조하며 내부 기강을 다잡을 것을 시사했다.

김 총비서가 12일 새로 뽑힌 당 지도부 간부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장면도 공개됐는데 최측근인 조용원 당 비서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되고, 사진에서도 김정은 총비서 바로 오른편(김정은 기준)에 서 있어 권력 서열 3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참배에서 4번째 줄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은 오는 17일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한다고 밝혀, 이 자리에서 예산, 입법과 인사 등 당대회 후속조치를 취할 것으로 점쳐진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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